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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병' 여고생, 병원 입원실서 수능…"포기 안 해요"

사진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두 손을 모은 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희귀난치병을 앓는 한 여고생이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도전한다.

17일 오전 8시 10분께 부산 서구 고신대병원 6층 병동 한 입원실에 마련된 고사장에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A양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입실했다.

A양은 3세 때인 2007년 유전자 검사에서 선천성 희귀난치성 질환인 ‘장쇄 수산화 탈수소효소 결핍증’ 진단을 받은 뒤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일반 사람들은 글리코겐이 에너지로 모두 전환되면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를 다시 생산해 내는 반면 이 병은 몸속 지방을 에너지로 만드는 효소가 없어서 근육에 저장된 단기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뇌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A양의 경우 몸이 칼에 베이는 듯하고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극심한 전신 근육통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난치병도 A양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A양이 시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A양의 부모와 병원 측은 “안전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교육 당국에 요청했고 입원실 시험을 허락받게 됐다.

이날 부산교육청은 A양을 위해 감독관 2명과 경찰관 2명, 장학사 1명을 파견해 시험 관리에 나섰다.

또 수능처럼 장시간 시험을 치를 때는 응급상황이 올 가능성이 매우 크기에 A양이 시험을 모두 마치려면 인공 혈관 등으로 링거를 맞는 등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병원 측은 A양이 시험을 치르기 전 고농도 포도당 수액을 투입하는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시험을 앞두고 긴장은 했지만, 어젯밤에 잘도 잘 잤고 아침 식사도 먹어야 하는 만큼 먹는 등 컨디션이 좋았다”며 “병원 교수님께서 응원 손편지도 써주시고 잇따라 방문해 격려하면서 딸이 힘을 많이 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딸에게 ‘너에게는 너만의 속도가 있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는 말을 해줬다”면서 “딸이 수능을 치를 수 있게 여러 배려를 해주신 병원 측과 교육 당국, 부경고등학교 선생님들,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A양을 병실 고사장으로 보낸 어머니는 시험이 무사히 끝나도록 온종일 기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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