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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못 나가도'…카타르 월드컵 우승국은 중국?

세계 최대 이우시장, 월드컵 용품 70% 수출

24시간 연중무휴, 상반기 매출 2년치 초과

수출량 증가만 따지만 스페인도 우승 가능

성탄절, 파리올림픽 마스코트도 중국산 대세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해변에서 시민들이 공인구 '알 리흘라' 조형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인의 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대표팀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의 출전 여부와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 가능성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지만 중국에선 월드컵 열기를 느낄 수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중국인들의 관심은 적지만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를 위해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1회 진출, 무득점’ 中, 용품 수출은 1위


중국 저장성 이우시의 한 매장에 진열된 월드컵 진출 국가의 유니폼. 중국 중앙(CC)TV 캡쳐.


중국은 그동안 2002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면 월드컵에 진출한 적이 없는 축구 약체이다. 월드컵에서 승점은커녕 득점도 하지 못한 국가지만 월드컵 기간만 되면 숨겨진 우승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라가 중국이다.

세계 최대 ‘잡화 시장’이라 불리는 저장성 이우시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수출입 업자들이 모여들 정도로, 이우 시장은 없는 게 없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 시장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기 침체 흐름에 중국의 수출 경기도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우 시장은 월드컵 특수에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될 모든 월드컵 축구 관련 상품의 70%를 이우시가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우 스포츠 용품 협회에 따르면 수백만 개의 축구공을 비롯해 32개 참가국의 국기, 응원을 위한 트럼펫과 호루라기, 유니폼, 스카프, 월드컵 장식 등이 이우에서 전 세계로 팔리고 있다.

이우시는 월드컵 관련 상품을 하루빨리 전달하기 위해 9월 중순 공급망 구축을 완료했다. 이우의 물건들이 닝보와 상하이의 항구에서 카타르의 하마드 항구까지 이동하는데 약 20~25일이 소요됐다. 이우에 본사를 둔 물류서비스 제공업체 저우는 “상품이 철도를 통해 이우에서 저장성의 닝보-저우산 항구로 운송된 다음 카타르로 배송돼 20~25일 이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물류가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며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공장이 상품을 생산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0개의 컨테이너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17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일보는 이우시 기념품 생산업자 천씨의 말을 인용해 "올해 초부터 월드컵 배지, 열쇠고리 등 기념품 주문이 늘어 실적이 지난해보다 최소 50%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이미 지난해와 2020년 매출을 더한 것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이우시에서 깃발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허씨도 "월드컵 특수로 올해 주문량이 전년 대비 최대 20% 늘었다"며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씨는 올해 수출한 축구공만 100만개로, 모두 2000만 위안(약 37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 예측, 월드컵 우승도 맞출까


중국 저장성 이우시의 한 매장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관련 용품이 전시돼 있다. 이우시장에서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선거용품 판매량에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앞질러 트럼프의 당선을 점치기도 했다. 바이두 캡쳐


이우 시장의 판매량을 통해 월드컵에 우승할 국가를 예측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이우시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때만 해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우세를 점치는 곳이 많았지만 이우시는 달랐다. 트럼프 관련 선거용품 판매 수요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우시에서 판매되는 국가별 응원용품이나 기념품 주문량을 토대로 월드컵 우승 국가를 예측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이우시에서 올해 수출된 상품과 국가를 보면 어느 정도 강팀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우시 세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이우시의 깃발·축구공·호루라기·나팔·클래퍼(짝짝이) 등 스포츠용품 수출액은 38억 2000만 위안, 장난감 수출액은 96억 6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스페인으로의 수출이 95.85%나 급증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의 수출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7%, 67.2% 늘어났다.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부터 3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국을 모두 맞춘 게임업체 EA스포츠는 4강 후보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포르투갈을 꼽았다.

스포츠 베팅업체인 '벳365'는 브라질의 배당을 4.5배로 가장 낮게 책정했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이어 아르헨티나가 6.5배, 프랑스가 8배, 영국과 스페인이 9배, 독일이 11배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스페인으로의 수출이 높았는데 이번에도 이우시의 예측이 맞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할로윈·크리스마스 용품도 이우 수출물량 압도적


고객들이 중국 저장성 이우시의 한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바이두 캡쳐


서양의 기념일인 할로윈과 크리스마스처럼 중국에서 즐기지 않는 날에도 관련 제품만은 중국에서 수출되는 비율이 높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수출업자들은 올해 할로윈의 경우 전년 대비 제품 수요가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되고 남은 상품을 소화하느라 주문량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의 인플레이션도 수요 둔화의 원인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문량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로윈과 달리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우에 있는 크리스마스 용품 산업 협회의 차이친량 사무총장은 “올해 크리스마스 용품 주문이 평균 8~10% 증가했으며 인플레이션의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우 시장에 아시아와 남미 시장의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 수요 7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파리올림픽 마스코트도 ‘중국産’ 논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인형. 연합뉴스


최근에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의 마스코트 인형 대부분이 중국에서 제작된다는 사실에 프랑스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프랑스 공영 RFI 라디오에 따르면 2024 파리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인형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가 인형 생산 기업 2곳을 선정했는데, 이들이 제작한 마스코트 인형의 ‘메이드 인 프랑스’ 비율은 약 8%에 그친다. 공장 대부분이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원산지 보장 제도를 만든 이브 제고 전 하원의원은 "파리올림픽이 '메이드 인 프랑스'이기를 기다린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며 "올림픽을 계기로 프랑스의 이미지와 노하우를 알리는 효과를 놓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크리스토프 베슈 생태전환부 장관도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이 문제를 시정할 시간이 있다고 믿고 싶다”며 마스코트 인형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이 아닌 점은 아쉽지만 제조 원가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롤랑 레스퀴르 재정경제부 산하 산업부 장관은 “만약 모든 인형을 프랑스에서 생산한다면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00% 프랑스에서 만들어진다면 좋겠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생산될 양 정도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프리주 인형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두두 에 콩파니’는 제품의 20%를 프랑스에서 생산할 예정인데, 중국에서 생산하는 인형에 비해 비싸게 팔기로 방침을 정했다. 같은 인형이라도 중국산 인형은 34.90유로(약 4만8000원), 프랑스에서 제작된 경우 40% 이상 비싼 49.90유로(약 6만8000원)에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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