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1만명 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응원 구역은 육조마당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까지 다섯 곳으로 나뉘어 마련됐고, 우루과이전 킥오프를 한 시간 앞둔 이날 오후 9시 현재 다섯개 구역은 1만명이 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경찰은 밀집도가 높아지자 5번째 구역 뒷부분 펜스를 걷어내고 응원객 자리를 추가로 마련했다.
비교적 늦은 시간 열리는 경기 탓에 가족 단위 응원객보다는 20~30대가 대부분이었다.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머리띠를 한 ‘붉은악마’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치킨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사전 공연이 시작되자 응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응원 배트를 치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 홍지호(20)씨는 “월드컵 거리 응원은 다같이 즐길 몇 안 되는 기회이고 우리만의 문화”라면서 “3-0 정도로 크게 이기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가고 싶다”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 탓에 응원하러 나오기를 망설였다는 시민도 있었다.
대학생 박인형(25)씨는 “아무래도 또래가 150명 넘게 사망한 사건이 난 지 한 달밖에 안 되다 보니 마음도 착잡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조금은 망설여졌다”면서도 “막상 오랜만에 탁 트인 곳에서 한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니까 기분 전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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