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정부가 미국 달러화 대신 금으로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달러 외환보유고가 최근 석 달치 수입액보다 적은 수준까지 줄어들자 자국 통화인 세디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석유 수입업자들의 달러 사용으로 가나의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는 가운데 나왔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달러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올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66억 달러(8조7000억 원)로, 지난해 말 대비 3분의 1이 줄었다.
달러 부족으로 세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바우미아 부통령은 “새 정책이 계획대로 내년 1분기 시행되면 국제수지를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통화 가치의 하락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석유 제품 수입의 결제수단으로 금을 활용하면 환율 변동이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석유 맞교환’에 대해 “흔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평했다. 간혹 석유와 다른 상품과 주고받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산유국이 다른 제품을 받기 위해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나는 2020년 기준 금 생산량이 세계 6위를 차지할 만큼 상당한 금을 보유하고 있다. 원유도 생산하지만 자국 내 유일한 정제 시설이 2017년 폭발 사고로 문을 닫으면서 석유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나는 세디화 가치 하락 등으로 정부 부채가 치솟으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을 협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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