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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본즈 앤 올']샬라메의 매력으로 빚은 '카니발리즘 로맨스', 소수자의 고통 비추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주연 티모시 샬라메 4년만에 뭉쳐

식인 등 수위 높은 장면 적잖지만 미 중서부 풍광 담은 감독 영상미는 여전해

영화 ‘본즈 앤 올’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2018년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후 4년만에 ‘본즈 앤 올’로 다시 조우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둥 줄거리는 사랑 이야기이며, 구다아니노 감독의 영상미도, 샬라메의 연기력과 매력도 여전하다. 하지만 영화는 카니발리즘(식인)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지렛대 삼아 소수자들의 소외, 이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 윤리적 문제는 물론 이를 견뎌내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1980년대 미국 중서부, 매런(테일러 러셀)은 아버지와 함께 도시를 떠돌며 살아가는 신세다. 매런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파티에 놀러갔다가 느닷없이 친구의 손가락을 먹어치운다. 식인 본능이 깨어난 탓이다. 매런의 아빠는 딸을 데리고 밤중에 허겁지겁 다른 도시로 도망치고, 몇 달 후에는 아빠마저 출생증명서, 음성메시지를 녹음한 테이프를 남긴 채 종적을 감춘다. 매런은 출생증명서 속 엄마의 이름과 고향을 찾아 길을 떠나고, 자신과 똑같은 본능이 있는 ‘이터(Eater)’ 설리(마크 라이언스)와 리(티모시 샬라메)를 차례로 만난다. 이터들이 아주 먼 곳에서도 냄새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매런의 엄마를 찾는 여정에 리가 함께 하면서 둘은 급속히 친해지고, 남들에게 이해 받지 못했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며 결핍을 채워주는 사이가 된다.

영화 ‘본즈 앤 올’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식인이라는 소재가 중심이기 때문에 피를 흘리는 등 고어한 장면이 나오지만, 피칠갑 슬래셔 무비들과 비교하면 수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대신 식인은 장애나 성 정체성처럼 개인이 어찌 할 수 없는 차이를 표상한다. 영화 속 매런과 리가 식인의 본능적 욕구 때문에 사회에서 뿌리내린 채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은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당하는 소외를 연상케 한다. 둘은 사람을 먹어치우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괴물로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도 싸워야 한다. 매런은 이 과정에서 성장하게 된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사회 주변부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며 “불가능한 사랑, 사회에서의 권리를 박탈당한다는 것, 그리고 안식처를 찾고자 하는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갑갑함을 풀어주는 건 두 주인공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보이는 미국 중서부의 탁 트인 평원과 아름다운 영상이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전작 ‘아이 엠 러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에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인상적이면서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연출했던 감각을 이 작품에도 그대로 가져온다. 염색한 머리와 낡은 의상을 앞세워 반항적이면서도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리를 연기한 샬라메도 인상적이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샬라메에 대해 “영화에 우리 시대의 감각을 불어넣는다”고 칭찬했다.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30분, 30일 개봉.

영화 ‘본즈 앤 올’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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