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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승부수 띄운 이재용, 부친 뜻 받들어 '유리천장'도 깼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키워드는 기술·성과·젊음]

첨단 신산업 등 글로벌 경쟁 치열

김우준·남석우·송재혁·백수현 등

반도체·네트워크 '기술통' 전면에

"女사장 나와야" 이건희 철학따라

역량 갖춘 '우먼파워' 전진배치도

경영 안정 위해 인사규모 최소화 속

신규 임원 3040 적극 발탁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사장단 인사에서 내비친 메시지는 ‘기술’과 ‘인재’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핵심 사업인 네트워크·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차세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미래에 대비하도록 했다. 또 역량을 갖춘 여성 부사장을 과감하게 사장으로 발탁하면서 사내 주요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 인재들에게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7명을 사장으로 승진하고 2명의 위촉 업무를 변경하는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특히 경험을 갖춘 ‘기술 인재’들을 중용하면서 기술력 강화에 방점을 뒀다. 첨단 신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생존 기반을 갖출 쇄신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의 ‘초격차’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취임 이후 줄곧 ‘기술’을 외친 이 회장이 경영 안정을 위해 인사 폭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재적소의 기술 인재 발탁을 통해 조직 내 쇄신 의지를 확실하게 전파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 3명,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2명 등 총 7명의 신임 사장을 배출했다.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루슨트테크놀로지를 거쳐 1999년부터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사업태스크포스(TF)장,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영업·기술·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했다. 이번 승진으로 차세대 통신 중심의 네트워크 비즈니스 기반을 갖추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DS부문에서는 남석우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이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으로 올라섰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 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1988년 입사한 이래 메모리사업부와 반도체연구소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메모리 전 제품의 공정 개발을 주도했다. 공정과 제조, 인프라, 환경 안전 분야에서 두루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송재혁 DS부문 반도체연구소장 부사장은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을 맡아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게 됐다. 송 사장은 핵심 제품인 D램·플래시메모리 공정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며 메모리 사업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반도체 사업 CTO를 겸하면서 전 제품의 선단 공정 개발을 이끌게 됐다.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았던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항공대 교수 출신인 전 사장은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끈 통신기술 전문가다. CTO와 함께 삼성리서치장을 맡아 DX부문 사업의 선행 연구를 총괄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승현준 삼성리서치장은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으로 옮겨 연구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수 인재 영입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술 인재 중용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굳건히 다지기 위한 기반 마련에도 중점을 뒀다. 삼성에서 오너 일가 외 첫 여성 사장 자리에 오른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은 마케팅 분야의 우수한 역량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사내 여성 인재들에게 성공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인사라는 평가다. 부친인 이건희 선대 회장이 강조한 “여성도 사장 해야” 철학을 이번 인사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인 출신인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과 박승희 CR담당 사장은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대내외 소통의 중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영업 마케팅 전문가인 양걸 중국전략협력실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중국 내 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낼 중책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이어질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도 이 같은 경영철학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단 이상 경영진의 교체를 최소화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신규 임원은 기술 경쟁력을 이끌 유능한 30~40대 인재를 적극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퇴임 대상 임원 통보에서 1964년 이전 출생 임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인재’ 등용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아래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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