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중국의 대대적인 코로나19 봉쇄 완화에도 아시아 증시 역시 약세를 보였다.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5% 떨어진 배럴당 74.2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도 4%(3.33달러) 급락한 79.35달러에 마감하며 80달러 선이 붕괴했다. 이 역시 올해 1월 3일 이후 최저가다.
미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데다 월가에서 경기 침체 경고가 잇따르면서 경기 불안감이 고조된 탓이다. 씨티그룹의 에드 모스 글로벌 원자재 부문 대표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원유 선물 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 수익을 확정짓기 위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회사 RJO선물의 엘리 테스파예 선임 시장전략가는 “원유 선물 시장 투자심리는 부정적”이라며 “이대로라면 WTI가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WTI 가격 80달러가 새로운 고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원유 시장이 공급 측면의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5일부터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시행하자 러시아는 원유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가 원유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에서는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7일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2% 넘게 빠졌고 중국 상하이지수는 0.37%, 대만 자취엔지수는 0.67%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방역 완화 조치에도 투자자들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면서 그보다는 중국의 무역 지표 악화로 글로벌 침체 우려를 키운 것이 시장심리에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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