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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메스 필요한 건보공단 ‘낙전 수입’

이충훈 법무법인 시장 대표변호사

이충훈 법무법인 시장 대표변호사




개업 이후 사업자로서 세무 신고를 직접 해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원천징수만으로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던 급여생활자 시절에는 알 수 없었던 세금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 한마디로 왜 미국이 영국의 세금 때문에 독립하게 됐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됐다. 하지만 정말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은 세금보다는 건강보험료였다.

세금 못지않게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를 보면서 바쁘고 건강해서 병원에도 못 가는 필자로서는 더욱이 그랬다. 언론 보도를 보면 건강보험료에 대해 건보료 조정신청제도라는 게 있다고 한다. 10년간 사업자로 세무 신고 및 건보료 납부를 해오면서도 처음 알게 된 제도다.

매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가 건보료 산정에 반영되는 기간은 약 5개월 정도다. 이 같은 시간이 소요돼 건보료는 매월 11월에 조정된다. 지난해 대비 소득이 줄었다 하더라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정도는 이전 감소 전 소득 기준으로 건보료를 내야 하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은 건보료 조정신청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런데 조정 신청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반드시 신청해야 반영된다. 신청하지 않는 경우에는 11월까지 기존 감소 전 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부과된다고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신고한 소득이 건보료 산정에 반영되는 기간이 5개월이나 된다는 것도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5개월 후에라도 소득의 감소가 확인된다면 왜 정부가 직권으로 5개월 동안의 과납부 금액에 대해 감면을 해주지 않고 이 기간에 개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감면을 해준다는 것인지에 대해 정서적으로도 설명이 어렵다.

정부는 알고 있으면서도 감면해주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일종의 공인된 낙전 수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까지 든다. 최근 서비스 장애 사태로 도마 위에 오른 카카오가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해 900억 원이 넘는 낙전 수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 받은 소비자(수신자)가 환급을 요청하면 거래액의 90%만 환급한다. 이때 10%가 수수료 명목의 낙전 수입인데 이에 대해서도 수익 창출을 위한 과도한 환급 수수료 정책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반면 금융 당국은 2017년 카드사의 포인트 가맹점이 고객에게 적립해줬던 카드 포인트가 일정 기간이 지나 소멸되면 카드사로 귀속되던 것을 개선했다. 카드사가 가맹점에 되돌려주도록 제도에 메스를 대면서 그동안 카드사가 가만히 앉아서 챙겨오던 낙전 수입을 바로잡았다.

불경기에 대한 우려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는 국민 근심까지 커지는 지금, 잘못 뿌리내린 건강보험공단의 낙전 수입이 국민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공인된 건보공단의 낙전 수입, 이제는 바꿔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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