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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북한통계 품질개선 대책 시급하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공공배급제 등 불확실한 출처 많고

단순 해석만으로 실상파악 어려워

2020년에야 北통계 전담팀 신설

통일 대비 위해서라도 局 승격 필요





통계를 알면 트렌드가 보인다. 비즈니스건 정부 정책이건 데이터를 입수하면 ‘뜨는 업종’인지 ‘지는 업종’인지 파악할 수 있다. 신사업의 출발은 통계 수치의 확보에서 시작한다. 국제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통계청은 대한민국 통계를 담당하면서 동시에 북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청이 제공하는 북한 통계는 한국은행·농촌진흥청·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11개 기관에서 110종,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외 14개 기관에서 제공하는 624종 등 총 734종에 달한다.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을 비롯해 이동전화 가입자 수 및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도 제공한다. 다양하고 방대한 북한 통계를 일목요연하게 수집 및 서비스함에 따라 국내외에서 대북 정책 및 연구에 대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북한 통계 확보의 출발은 1960년대 남북한 체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남북한 국력 비교 차원에서 추진됐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북한 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등 관련 북한 원전 자료 등을 학계에 제공했다. 학계가 체제 비교 차원에서 사회주의 계획 경제의 문제점과 남한의 시장경제 우위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은 1995년부터 북한의 경제·사회 실상에 대한 각계의 이해를 돕고자 통일부 등 관련 기관의 자료를 수집해 매년 ‘북한의 주요통계 지표’를 책자 및 온라인 간행물로 발간하고 있다. 지난 27년간 북한 정책 담당자, 학계, 언론 및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북한 사회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지표와 척도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함으로써 한반도 분단 체제의 실상과 남북한의 국력, 사회 현상의 비교 및 차이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27년 동안 시계열(time series) 통계가 축적돼 북한 사회의 경향성(trend)을 파악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통계를 정기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고 또한 국제기구에 적시에 통계를 제공하지 않음에 따라 출처 불확실, 명확성 및 시의성 등 신뢰성을 담보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통계청은 발표 자료에 출처를 명시하면서 대북 접근성 제약으로 일부 통계가 간접 추정 방식으로 작성된 만큼 사용자들이 자료 해석 시 유의할 것을 요망했다. 특히 각종 통계의 기초가 되는 사회주의의 공공 배급제, 물가 지수, 공장의 실제 가동률 등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것도 장애물이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만의 이질적인 특성을 자본주의에 적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남한의 100대 통계 지표와 유사한 북한 통계는 44종에 불과해 여전히 밝혀야 할 통계가 적지 않다.

북한 통계는 작성 과정 및 배경 등 통계를 생성하는 데 토대가 되는 ‘원 설명 자료(Meta Data)’에 대한 검증이 용이하지 않다. 통계청은 2020년 2월 ‘북한 통계 전담팀’을 신설해 단순 자료 수집에서 향후 남북 통계 협력 기반 조성을 위한 총괄 기획·조정 조직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력과 예산이 적어 역부족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통일 대비 북한 통계 관리 및 품질 점검 방안 마련 등이 제기됐으며 통계의 설명 자료 보완 요구 등 개선 방안 마련 요청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3년간 통계 설명 자료 검증을 통해 북한 통계 발표 30주년 즈음에는 국내외 북한 통계 이용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통계청의 현행 팀을 ‘북한통계국’으로 승격시켜 통일 대비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통계를 관리해야 한다. 식량난이 심화되는데 어떻게 올해만 63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지도 기초적인 통계가 확보돼야 정확한 분석 진단이 가능하다. 진정한 지북(知北)은 정확한 북한 실상을 반영하는 통계 확보에서 시작된다. 북한 통계에 대한 투자는 통일 비용을 최소화하는 첩경이라는 사실은 이미 동서독 통일 당시에 입증된 바 있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은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에서 시작되며 이는 정확한 통계 확보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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