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약수역∼구파발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화재로 2시간 가까이 중단되면서 아침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은 서울의 아침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덮친 날이었다. 택시나 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에 떨어야 했다.지하철 운행 중단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역에 도착해서야 소식을 접하고 먼 길을 둘러가야 했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손발을 싸매고 다른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주 모(36) 씨는 “대화역에서 오전 6시 50분에 3호선을 탔는데 오전 9시 10분이 돼서야 회사에 도착했다”며 “구파발역에서 택시도 안 잡히고 버스를 기다리는 줄도 너무 길어서 꼼짝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호선으로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강추위 속에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3호선 역사 인근 버스정류장은 수많은 출근길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버스 탑승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자 다시 집으로 돌아가 차를 갖고 나오는 시민도 있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홍제사거리와 독립문역 방향 등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는 일부 정체를 빚기도 했다. 고양시에서 집을 나온 양 모(27) 씨는 “지하철이 삼송에서 자꾸 멈추길래 집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가 차를 갖고 나왔다”며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고 택시도 잘 잡히지 않아서 그게 더 빠를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에서도 “강추위에 3호선 화재로 아침부터 걷고 있다. 얼어 죽겠다”, “3호선 사고로 버스가 지옥 돼서 회사에 걸어가는 중”, “3호선 사고라더니 버스도 사람 많다고 못 탔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하철 운행은 약 1시간 45분이 지난 오전 8시 23분께 양방향 모두 정상화됐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운행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이후 3호선 역사에는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다시 혼잡을 빚었다.
무악재역으로 들어온 열차 안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로 가득했고, 다음 정차역인 독립문에서는 공간이 없어 열차를 타지 못하는 시민도 많았다. 김 모(40)씨는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길래 운행 재개됐다는 알람을 보고 다시 역으로 내려왔다”며 “바깥이 너무 추워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