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전 여자친구와 자신의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택시기사를 연이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실물과 차이가 있는 과거 사진이 공개된 것을 두고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경찰이 공개한 이기영의 얼굴은 과거 촬영된 운전면허 사진이다. 경찰은 피의자의 과거 사진과 실물 간 차이가 나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새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기영의 선택에 따라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2019년 말부터 자체 심의를 거쳐 흉악범의 사진을 배포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거부할 경우 인권침해 문제가 있어 현재 모습을 찍을 수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공개 대상이 된 거의 대다수 범죄자는 머그샷(경찰이 범인 식별을 위해 찍는 사진)을 거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 사진이 대부분 언제 찍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신분증용 증명사진에 불과해 현재 모습과 많이 달라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은 검찰에 송치될 때 모습은 앞서 공개됐던 증명사진보다 왜소해 같은 사람이라고 식별하기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때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증명사진이 공개됐다고 해도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설 때 마스크를 쓰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국가경찰위원회가 의결한 새로운 신상 공개 지침에서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가리지 않는 방법으로' 부분을 삭제해 피의자가 이를 벗지 않아도 강제할 수 없다.
공개된 사진이 실제 모습과 다소 다른 운전면허증 사진이어서, 신상공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직접 이기영의 ‘신상털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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