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재계 신년인사회를 찾아 “팀 코리아의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장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날 윤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경제를 이끄는 정재계 인사 500여 명은 한자리에서 ‘다시 힘차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내걸고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덮치는 복합 위기의 파고를 넘자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복합 위기로 어려웠던 지난해 경제를 언급하며 “여러분들의 피 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세계 경제의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재계 신년인사회 참석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 연속 재계 신년인사회에 불참하면서 임기 내내 재계 홀대론을 자처했다.
하지만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이 재계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하면서 정부와 재계의 관계가 완전히 복원됐다. 행사에는 윤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경제 관련 내각이 총출동했고 재계에서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구자열 무역협회회장, 손경식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6단체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자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우리는 유례없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수출 세계 6위 달성, 대규모 방산 수주, 누리호 발사, K콘텐츠의 눈부신 활약 등 다방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 합심해 최선을 다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난을 극복해 기회로 삼는다는 손자병법의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설명하며 “대통령님 이하 정부와 기업이 다시 한 번 원팀(One Team)이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 2023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또 “무엇보다 수출 확대에 민과 관이 힘을 더욱 모아야 할 것”이라며 “어제 대통령님께서도 신년사에서 말씀하셨지만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의 건의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한강의 기적에 대해 “잘살아보자는 일념으로 산업 현장에서 밤낮으로 일해온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정부가 규제 개혁을 시도했지만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규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대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 혁신이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제 부처 장관님들께서 중소기업 현장에 더 자주 오셔서 간담회를 통해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노동 개혁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끝까지 법과 원칙을 지키고 노동에 기울어졌던 정책들도 중심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들도 지지와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손 회장도 덕담으로 “노동 개혁, 규제 혁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낡은 제도와 규제를 타파하고 세제와 금융으로 투자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노사 법치주의 확립을 시작으로 노동 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정부는 여러분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재계는 별도로 제작한 신년 영상을 통해 새해 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영상은 지난 한 해 경제인들의 노력과 성과에 더해 월드컵 16강 진출, 경북 봉화 탄광 생존자 등 희망의 뉴스를 담았다. 재계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복합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