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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자진사퇴 검토…용산 압박에도 당대표 출마 굳혔나

'순응' 이미지보다 도전이 유리

당선 땐 대권주자로 부상 기회

80만 당원 '전략적 선택' 촉각

용산에 "위원회 언급안해" 반박

"후보군 교통정리한다" 지적도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부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에 대한 최종 고심에 들어갔다. 저출산 대책을 두고 갈등은 빚은 대통령실은 해촉 가능성을 언급하며 불출마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은 부위원장직을 던지는 방안까지 고심하면서 결국 전당대회 출마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일 서울경제에 나 부위원장의 ‘출산 시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해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고 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실이 포퓰리즘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 해촉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침묵에 들어갔지만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실 요구에 순응한 이미지를 남기기보다 레이스를 완주하는 편이 정치적 위상 강화에 나을 뿐더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기회를 놓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당 대표 당선은 총선 공천권을 넘어 대권 주자로 부상할 기회로 여겨진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정치인이라면 결국 출마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과의 대립각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거꾸로 보면) 드라마가 짜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나 부위위원장은 부위원장직 사퇴를 저울질하고 있다. 저출산 해소 방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큰 의견차를 확인한 만큼 더 이상 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의 표명으로 당권 도전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의 ‘거짓말’ 지적에 대해 “위원회 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을) 논의했다고 언급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당원들이 과거처럼 지령을 일사불란하게 따르기보다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은 나 부위원장에 자신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최근 80만 명까지 늘어난) 당원들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의 정책 수행 못지않게 당의 확장성을 고려해 합리적 선택에 나설 당원이 더 많아졌다”며 “나 부위원장은 이를 기반으로 당선 가능성을 높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세포 조직인 당협위원회의 확보도 출마를 결심하는 추동력이 될 수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당선 여부를 떠나 당 대표 출마는 자신의 정치를 위한 당협 조직 재편에 필요한 수순”이라며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을을 중심으로 수도권 당협을 밀도 있게 조직할 경우 후일 큰 선거에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소장은 윤심 일변도의 전당대회 구도가 계속된다면 나 부위원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직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현 의원의 자생력은 선거 구도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김 의원의 경쟁력이 설 연휴 전후로 증명되지 않을 경우 윤심이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장 연대가 결선 승리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할 경우 윤심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을 밀고 있는 친윤계의 십자포화는 돌파해야 할 난관이다. 김정재 의원은 방송(SBS)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을 겨냥해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고 저격했다. 나 부위원장은 10일 제주를 찾아 당원 대상 특강을 열 계획이었지만 당내 기류에 부담을 느끼고 제주도당에서 연기를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후보군 교통정리에 직접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무 불개입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에 이어 전당대회 정국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경선룰 개정(당원 투표 100%)은 유승민 전 의원 견제용이라는 시각이 짙다며 “유 전 의원에 이어 나 부위원장까지 주저 앉히는 프레임은 용산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청년 당원 100명은 나 부위원장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서 “윤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답정너’ 전당대회는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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