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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임된 나경원…①구인난 ②反尹낙인 ③지지율 ④사법리스크 벽에

['당권 도전' 나경원 4대 난제]

SNS로 전대 출마 기정사실화

羅 "尹뜻 존중…정부성공에 최선"

尹 경질에 정치적 퇴로 끊겨

당협위원장 등 캠프 구성 난항

친윤·반윤 사이 노선정리 시급

장제원 羅에 "반윤 우두머리"

'더블링' 김기현 지지율 위협적

자녀 입시 등 의혹 재부상 우려

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경질됐다.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라 공식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외면하고 기후환경대사직에서까지 해임했다.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직접 드러낸 것이어서 향후 전당대회 역학 구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심이 완전히 떠났다’는 해석 속에서 퇴로마저 끊긴 나 전 의원은 척박한 환경에서 캠프 구성, 노선 재구축, 대세론 굳히기 등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리인을 통해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며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당원들에게 드렸던 말씀이다.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라고 밝혔다. 3·8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부위원장직·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사의 표명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경질한 형태를 취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 어느 자리에 있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과 충돌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도 당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읽힌다.

◇고립무원…선거 동반자 구인 난항=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순방 기간(이달 14~21일)까지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24일 전후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쟁 후보들은 이미 캠프를 꾸려 전국을 돌고 있는 만큼 선언 즉시 유세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스타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만큼 상황은 곤궁하다.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당심을 파고들어야 함에도 나 전 의원은 고립무원 처지다. 원내대표 시절 동고동락했던 지도부 인사들과의 소통이 뜸하고 현재 소수의 전직 의원들과 당권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의 해임 결정으로 여권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력을 갖춘 당협위원장 포섭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친윤계가 벼르고 있는데 누가 나 전 의원 옆에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오로지 ‘독보적 인지도’라는 개인의 장기만으로 선거를 밀고 나가야 하는 형편인 셈이다.



◇'경질'에 반윤 낙인…당원 지지 이탈 가속화=‘반윤 딱지’는 양날의 검이다.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비윤계로부터 높은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앙숙’인 이준석계 인사들에게 응원을 받는 어색한 상황마저 연출됐다.

문제는 현재 나 전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 전통 보수층의 지지가 있어 가능했다는 점이다. 지지층이 윤 대통령과 상당 부분 겹치는 셈이어서 대립 구도가 더욱 강화되면 낙선은 물론 당내 입지마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나 전 의원이 친윤계를 겨냥해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반윤 채도를 낮추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친윤계는 이러한 약한 고리를 놓치지 않고 ‘제2의 유승민’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분탕질은 이준석·유승민으로 족하다.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냐”고 맹공을 가했다.



◇설 정국, 맹공 속 대세론 굳혀야=설 연휴를 앞둔 격동의 정국도 나 전 의원이 돌파해야 할 커다란 난관이다. 지금껏 굳건히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새해 들어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이 더블링을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다. 안철수 의원과 김 의원은 서로에게 “공천 연대이자 일종의 공포 정치” “더불어민주당의 혐오 용어(토착왜구)를 쓴다” 등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관심 얻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을 향한 당내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만일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로 따라잡힌다면 대세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친윤계 의원은 “원내 의원들 대부분이 김 의원을 지지하고 있어 2021년 당 대표 선거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지지율은 바뀔 수 있다”고 견제했다.

◇패스트트랙 충돌 재판 등 약점 방어=재판 문제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로 있던 2019년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사건으로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경쟁 후보들은 이런 약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동일 선상에 올려놓고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녀 입시 의혹 등이 재소환되며 여론의 지형이 움직일 수도 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부각되지 않지만 패스트트랙 사건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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