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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점액성 종양' 원발 부위 찾는다 [헬시타임]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원발암 RNA 발현 패턴 학습 시켜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점액성 종양'이 처음 발생한 부위를 찾아낼 수 있는 검사법을 국내 연구진이 고안했다. 인공지능(AI)에 리보핵산(RNA)의 발현 패턴을 학습시켜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를 추적하는 원리다.

김기동(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86% 수준의 정확도로 전이된 점액성 종양의 원발 부위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점액성 종양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단계에서 발견되면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를 찾는 데 제약이 많았다. 딱딱한 종양 덩어리가 아닌 끈적한 점액질로 이뤄진 탓에 장기별 세포 모양과 발현 물질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고, 원발 부위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에 따라 RNA 발현 패턴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암 검체 1960개의 전사체(한 세포 내에 존재하는 모든 RNA 분자의 총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자궁암육종·췌장암·위암·대장암 등 7개 원발암의 RNA 패턴을 인공신경망에 기계학습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점액성 종양의 원발 부위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약 85.7% 수준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가 2배 가량 높은 정확도를 갖췄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원발 부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난항을 겪었던 점액성 종양 분야에서 전사체 분석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체 곳곳에 자라나는 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내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며 사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우리 몸의 복부에는 위, 대장, 맹장, 췌장을 비롯한 다양한 소화기관과 난소, 자궁과 같은 생식기관이 함께 있어 복강 내의 장기끼리 또는 복강 안으로 암 전이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암이 발견되면 제거 수술 혹은 검사를 통해 암세포를 채취한다. 그리고 세포 모양이나 발현 물질의 차이를 바탕으로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를 찾아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한 예로 똑같이 난소에 생긴 암이라도 난소가 원발 부위인 암과 대장에서 전이된 암은 각기 다른 항암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암 조직이 점액성 종양의 형태라면 이런 표준 치료 과정을 적용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난소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점액성 종양의 경우 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45% 수준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 교수는 “암세포가 기원한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환자의 예후를 보다 개선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검사법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이지(SAGE)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캔서 인포매틱스(Cancer Informatics)’에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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