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북도 평산에 있는 우라늄 광산의 갱도 일부가 최근 무너진 것으로 포착됐다.
2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분석가인 제이컵 보글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평산 광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갱도 입구에서 붕괴가 진행되는 장면을 관찰했다고 주장했다.
보글은 이달 14일 분석한 위성사진에서 광산 터널 입구에 함몰된 것으로 보이는 큰 구덩이 두 개가 확인됐다며 이를 광산 입구가 무너진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사진에서 100m가 넘는 구덩이 두 개가 발견됐다”며 “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속적으로 함몰된 것에서 점차 서쪽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산 갱도가 지지력을 잃었고 여기에 물이 스며들면서 지지 구조를 더욱 약화시켜 함몰하는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특히 보글은 최근 몇 년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평산 광산 주변으로 우라늄 추출로 쌓인 폐기물이 주기적으로 관찰됐고 인근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 점을 함몰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핵 시설 관련 위성사진 분석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위성사진에서 2개 갱도 주변이 움푹 들어간 모습을 볼 때 보글의 분석이 어느 정도 타당해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산 광산은 북한의 핵무기 생산에 쓰이는 농축우라늄의 주요 생산지다. 북한이 이곳에서 채굴하는 우라늄 광석은 인근에 위치한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정련 과정을 거쳐 핵물질 원료인 우라늄 정광으로 만들어진다. 우라늄 정광은 불순물을 제거한 노란색 분말 형태를 띠어 ‘옐로케이크’로 불린다.
평산의 우라늄 채굴·정련 시설을 최대치로 가동하면 연간 36만 톤의 우라늄 원석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론적으로 따졌을 때 1년간 무려 17~23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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