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김건희 주가조작, 한톨 증거 없다…너무 정치적 수사"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서 작심발언

"불공정한 수사에 불만 품고 사표"

"윗선 기소 지시에도 증거 없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야권이 제기하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06799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어 검찰이 기소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자체가 불공정하고 정치적이었다는 입장이었다.

이 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김 여사의 내부자거래 의혹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 같이 반응했다. 이 원장은 “당시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조사를 받고자 했는데 검찰에서 부르지 않았다”며 “조사를 하면 처분을 해야 하는데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자 조사를 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가) 정말 공정하지 않다”며 “당시 검찰이 간단한 주가조작 사건을 너무 정치적으로 취급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가 조작 사건을 많이 다뤄봤는데 이 경우 한 톨의 증거라도 있었으면 기소를 했을 것”이라며 “증거가 없는 것이라고 거의 확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사진 제공=대통령실

이 원장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관련 추가 수사 필요성을 물은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이 원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을 보면 계좌 명의자가 수십 명이 나오는데 검찰에서 그중 1명을 기소했다”며 “만약 다른 사람을 기소할 증거가 있었다면 기소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나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출입했는데 수사팀이 엄청나게 기소를 하려고 노력했고 위에서 기소하라고 지시한 것도 들었다”며 “그런데 담당 실무자들이 도저히 기소할 증거가 안 된다고 해서 기소를 못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이 사건 수사가 자신이 검사를 그만 둔 배경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이 원장은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진짜 팩트(사실)다. 너무 정치적이어서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사표를 냈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내던 지난해 4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를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6월 금감원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