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휴대폰처럼 2년 주기로 바꾸지 않는다. 10년 혹은 20념이 넘도록 구형 가전을 쓰는 ‘절약의 미덕’을 비판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드는 ‘나쁜 가전’의 사례가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23일 위니아(071460)의 2005년 9월 이전 제조된 김치냉장고 사용을 중단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리콜 받을 것을 당부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뚜껑형 구조로 412개 모델이다.
이 제품은 일부 부품 노후화에 따른 합선으로 인해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어 제조사 역시 2020년 12월부터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으로 인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자 재차 위험을 알리고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 제품은 생산된 지 17년이 지나 구매 이력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원과 국표원은 전방위적 홍보를 펼치며 리콜을 독려하고 있다. 그 결과 리콜 대상 278만대 중 절반이 넘는 52.69% 146만대가 회수되기는 했다.
오래된 제품인 만큼 폐기 등을 포함한 자연 감소분을 감안하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직 4만7000여대 정도가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김치냉장고 화재 909건을 분석한 결과 79.9%가 위니아 제품이었고 제조일자가 확인되는 567건 중 94%가 2005년 9월 이전에 만든 것이었다. 특히 리콜 이후 해당 제품 화재를 살펴보니 피해자의 68.8%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밝혀져 더욱 주의가 필요했다. 위니아는 리콜 조치를 끝내기 위해 3월 한 달간 재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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