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정 축의금 액수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가의 혼수 가전을 선물로 받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축의금에 불만을 표한 친구와 의절했다는 사연이 화제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에서 축의금 5만원했다고 욕먹었네요. 제가 틀린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제 결혼한 친구 녀석에게 연락이 와서 저는 ‘와줘서 고맙다’고 온 연락인 줄 알았다”며 운을 뗐다.
하지만 A씨의 친구는 “야, 너 축의금 5만원 했냐? 나이 먹고 5만원은 아니지 않냐?”며 대뜸 따지기 시작했고 순간 A씨는 당황했다고 한다. 친구가 신혼집을 구하고 혼수를 장만할 때 50만원 상당의 로봇청소기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A씨는 “결혼식 당일 식권을 그냥 받기 그래서 5만원만 넣은 건데 이렇게 따지러 전화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당시 친구에게 “내가 로봇청소기 사줬지 않았느냐. 누가 너한테 50만원 이상 축의금 한 사람 있냐”고 따졌다. 그러나 친구는 “네가 언제 사줬냐”라고 말하며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그걸 기억도 못 하면 난 그냥 너랑 친구 안 하련다”고 한 후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A씨는 “제가 잘못한 거냐. 도저히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저는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축의금보다는 필요한 거 사주는 편”이라고 적었다.
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로봇청소기가 기억까지 흡입한 거냐. 기억이 안날 리 없다”, “로봇청소기를 기억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축의금 때문에 전화를 건다면 친구가 아니다”, “친구라면 결혼식에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나중에 친구가) 사과해도 손절해야 한다”, “선물하고 축의 5만원은 이해되는데 요즘 밥값이 엄청 올라서 혼자 가도 5만원 내면 눈치 보인다고 하더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시사 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최근 성인남녀 8616명을 대상으로 ‘적정 축의금’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32%(2799명)가 ‘10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29%(2550명)는 ‘노쇼하고 5만원’, 23%(2031명)는 ‘참석하고 5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혼식 식대가 얼마쯤 될지 고민하고 액수를 조절하면 어떨까”라며 “식대보다는 좀 더 많은 축의금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