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스위스 투자은행(IB)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대(對)러시아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고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 법무부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의 제재 회피에 금융 전문가들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은행에 소환장을 보냈으며 그 중에는 미국의 대형 은행 일부와 UBS·CS도 포함됐다. 조사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고객과 거래했던 은행 직원과 그 거래 수법에 집중돼 있으며 위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도 벌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이 조사는 CS가 최근 위기에 빠지며 UBS에 인수되기 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C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만 해도 올리가르히가 상당히 많이 이용하는 은행으로 꼽혔다. CS가 지난해 5월 러시아 사업 철수를 발표할 당시 관리하던 러시아 고객의 자산 규모가 33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한때는 그 규모가 600억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만들어 올리가르히들의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신흥 재벌 빅토르 벡셀베르그가 뉴욕·플로리다주 등에 소유한 주택을 압류한 바 있다. 올리가르히들의 제재 회피를 도운 사람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영국 사업가 그레이엄 보넘카터가 올리가르히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의 미국 자산 100만 달러를 유지하는 것을 도왔다가 체포되기도 했으며 전직 미국 연방수사국(FBI) 고위 인사도 여기에 연루돼 기소됐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오스트리아의 대표 은행 라이파이젠에 러시아 철수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라이파이젠은 현재 러시아에 대한 유로화 송금량의 25%를 점유해 서방 은행 중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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