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해 하루 전인 3일 뉴욕에 도착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 인근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뉴욕시 퀸스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 푸른색 정장에 특유의 빨간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로 이동했다. 미국 주요 방송사는 헬기까지 띄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 과정을 생중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선 곳곳에서는 지지자들이 포착됐다. 이날 오후 4시 1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 앞에 이르자 지지자들은 ‘바이든을 체포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평화를 지키라고 촉구했으며 뉴욕 경찰 당국은 3만 5000명의 정예 경찰관들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날 이른 오후로 예정된 검찰과 법원 출석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않고 트럼프타워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으로 향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마녀사냥(WITCH HUNT),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또 이날 발송된 모금 e메일에서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고 2024년에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는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무죄를 묻는 4일 심리에서 ‘무죄(not guilty)’라고 답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뒤에는 그가 무엇을 하든 그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맨해튼 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후 다시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가며 이날 밤 연설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이후 지지율이 되레 오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경제 성과를 부각시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에너지 기업 커민스의 발전 관련 시설을 방문해 ‘인프라법’과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이른바 3대 입법에 따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했다. 그는 “미국에 투자하는 정책은 잘 작동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해외에서 만든 장비에 의존하는 대신 공급망은 다시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텔·IBM·마이크론·TSMC 등의 투자를 열거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서 다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의 기록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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