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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대부' 룰라의 방중…우크라 중재 논의하나

"상하이로 입국, 14일 시진핑과 회담"…中 "미국 간섭 배제 좋은 기회"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AFP 연합뉴스




'중남미 좌파의 대부'이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老朋友·라오펑유)’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12일 상하이로 입국해 방중 일정에 들어간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룰라 대통령이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11일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룰라 대통령이 상하이에 도착하고 오는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에 있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240명 규모 대표단과 함께 지난달 24∼25일께 중국을 찾으려 했던 룰라 대통령은 폐렴 진단을 받고 일정을 연기했다.

SCMP는 최근 브라질 발표를 인용해 방중 대표단에 브라질 상원의장을 포함한 의회 의원 12명이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4년간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지난해 양국 간 거래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1715억 달러(약 226조3천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에 브라질은 대두, 닭, 설탕의 최대 공급국이다. 브라질은 역시 2021년 중국의 최대(13.6%) 해외 투자국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브라질은 (폐렴에 걸렸던) 룰라 대통령의 방중 스케줄이 이렇게 빨리 다시 잡힌 것에 놀랐다"며 "이는 양국 정부 모두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촉진과 국제사회의 불확실성 고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룰라 대통령의 방중이 무역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 빈곤 퇴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BRI) 협력 같은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한다"고 기대했다.

룰라 대통령과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양국은 브릭스 회원국으로 시 주석은 지난달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SCM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일 브라질 언론에 "브라질이 전쟁 종식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룰라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줄곧 반대했다.

앞서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도 룰라 대통령이 중국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중재자 역할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며 반중 정책을 펼쳤던 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에서 좌파 룰라로 브라질 정권이 교체된 것을 환영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간하는 '남미 연구 저널'에 최근 실린 한 글은 "중국은 룰라의 접근을 환영해야 한다"면서 "브라질이 다시 '왼쪽'으로 전환한 것은 중국·브라질 협력, 중국·남미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때에 중국이 미국의 간섭을 배제할 좋은 기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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