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남편을 잘못 만나 고생하고 있다’며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미안한 마음을 측근에게 토로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선후보 및 당선자 시절까지 수행실장을 맡아 1년여 동안 윤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던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사실이다.
이 의원은 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에 대해 주가조작이나 여러 말들이 많았다. 대통령께서도 저한테 미안한 감정으로 김 여사 부분에 대해서 얘기했다”며 “(윤 대통령이) ‘날 안 만났으면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나를 만나서 굉장히 고생한다’ 이런 말씀을 가끔 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도) 김 여사께서도 항상 서로 간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김 여사의 이미지가 잘못 알려져 안타깝다고도 전했다. 그는 김 여사에 대해 “굉장히 다소곳하고 온순하신 분”이라며 “성격은 털털하신 게 있지만 심성 자체는 온순하고 다정하신 분으로 대통령 내조를 하실 분이지 활동적이고 그러시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행실장 시절) 아침에 서초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가면 (김 여사가) 항상 샌드위치나 커피랑 우유는 항상 챙겨 주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및 당선자 시절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김건희 특검을 외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하셨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대통령께서 검찰총장 하면서 2년 넘게 계속해서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라며 “2년 동안 수사를 했는데도 아무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 다시 한번 김건희 여사 (특검) 얘기가 나왔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탄압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명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본 이 사건 1심 판결문을 토대로 “계좌가 활용됐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재차 부인한 바 있다. 또한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시절 2년 이상 탈탈 털어 수사하고도 기소조차 못한 사유가 판결문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며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이 사건에 대한 집중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국빈 방문이고, 바이든 정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후 우리 윤석열 정부가 두 번째 국빈 방문”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미국 그리고 세계가 중요하게 바라보는 외교 무대인데 이것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세 곳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북한, 중국, 그리고 민주당이 그 세 곳이라고 꼬집은 이 의원은 “여야가 항상 격양된 반응이거나 대치 상황인 부분이 있어도 국익 차원에서는 좀 한목소리를 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미동맹은 군사 중심의 동맹이었는데 이제는 군사 동맹을 넘어서 가치 동맹으로 확장된 점을 굉장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라며 “그 안에 보면 워싱턴 선언을 비롯해 한미핵협의그룹(NCG) 경제 안보, 우주·바이오 등 미래 첨단 기술, 인적 교류 등이 세부적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하나만 보지 말고 전체적으로 부분을 두루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이끌어낸 경제적 실익은 없다는 지적이 있다’란 취지의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보면 59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투자의 유치를 끌어냈다”며 “외교 또는 리더십은 하나하나 쌓아서 성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이번에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지만 다음에 또 방문하거나 할 경우에는 이것(이번 순방)으로 인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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