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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시장 공포와 투자 타이밍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불안과 공포라는 심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어린 시절 한국 공포 영화의 주인공은 주로 영적 존재인 ‘귀신’이었다. 귀신의 등장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즉 공포라는 심리는 우리에게 현실을 위협할 수 있는 ‘비현실적 시간’이 곧 시작될 수 있다는 것에서 생겨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를 공포로 몰 수 있는 ‘비현실적 시간’은 무엇일까. 단순히 경기 침체라는 용어 하나는 투자자를 크게 위협하지 못한다. 여름을 전후해 생길 수 있는 공포는 이미 힌트가 나와 있다. 3월에 등장했던 미국의 은행 불안 이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4월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팩웨스트 지역 은행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지역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고금리 환경이 1년 이상 유지됐을 때 경제 주체의 기초 체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부분적 위기가 다른 경제 주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이는 통제하기 쉽지 않은 악재로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 미국 금융 불안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틀어막은 것도 이해가 된다. 미 정부는 2008년 같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허용하지 않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바뀔 수 있는 변화를 무시하고 넘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과연 고금리가 경제 주체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경제의 3대 주체 중 정부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려놓은 부채를 관리하고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빨리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미 행정부의 디폴트 위험이 제기되는 것도 몇 년 사이 급증한 공공 부채와 재정 이자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 한정된 문제도 아니어서 주요 선진국도 부채 관리 능력에 따라 재정 위기가 다시 엄습할 수도 있다. 폭발적인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개발도상국 중에는 부채 상환 능력을 상실해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하거나 외환위기에 빠지는 나라가 생겨날 수도 있다.

기업도 재무 상황에 대한 진단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영업 환경의 변화만 체크할 것이 아니라 치솟은 생산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보유 현금의 가치는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다. 가계는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으로 고금리 충격이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차를 두고 고용 상황이 악화할 경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물경제는 주식시장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다. 침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물론 공포를 기다리는 것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타이밍을 찾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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