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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갤러리' 악랄하고 악질…마음 불편한 사람들 착취"

‘우울증 갤러리’ 접속차단해야…사람 생명 표현의자유보다 중요

국가가 청소년들을 위한 익명 사이트 만들어 상담사 투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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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가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창구로 악용되고 있어 접속 차단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울증 갤러리는 디시인사이드에서도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갤러리다. 악랄하고 악질적인 사이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 연구위원은 "처음에는 마음이 아프고, 소외된 분들이 익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악한 사람들이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승 연구위원은 또한 "더 큰 문제는 디시인사이드가 사이트 폐쇄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들은 '사이트가 폐쇄되면 다른 데로 옮기면 되지', '그래봤자 우리 못 찾아' 이런 식으로 사회 공론과 언론 보도를 비난하는 글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했던 중학생 A양이 서울 강남구 한 고층 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 오전 4시쯤에도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나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한 17세와 15세 여학생 두 명이 경찰에 구조됐다. 이들은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투신 시도 과정을 생중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승 연구위원은 "사람 생명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위해 소비된다는 게 화가 났다. 목숨이 버려지는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서 다른 사람에게 중계될 수밖에 없도록 조작했던 사람들이 뒤에 있다는 것"이라며 "영상을 미국 사이트로 옮겨서 또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 갤러리는 미성년자들의 생명을 빼앗고 있지만, 국가는 (사이트 접속 차단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제한할 수 없다'고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사람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냐. 관계 부처에서 이런 상황을 내버려 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승 연구위원은 정부가 청소년들을 위한 익명 사이트를 개설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청소년들이 답답함을 소통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국가가 익명 사이트를 만들고, 더 중요한 것은 상담사를 포함해서 청소년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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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A양이 사망한 이튿날인 지난달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우울증 갤러리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의결을 보류했다.

우울증 갤러리의 전체 게시글 중 범죄와 관련됐거나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글의 비중이 크지 않아 폐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방심위에 따르면 A양이 숨진 이후 일주일간 올라온 불법 내용의 글은 15건, 극단적 선택 유발 정보로 규정할 수 있는 글은 5건이었다. 법률 자문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것도 의결 보류를 결정한 이유로 꼽혔다.

윤성옥 방심위 위원은 지난달 27일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전체 게시글의 70% 정도가 불법이어야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사이트 차단을 결정할 때 불법콘텐츠가 어느 정도 범위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달 21일 입장문을 통해 갤러리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와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폐쇄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미성년자 이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 동반자 모집 등 자살유발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교사하거나 방조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하는 자살교사·방조죄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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