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을 놓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모두 17일(현지 시간) 협상 실패로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까지는 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디폴트 시한은 촉박하지만 양측 모두 대화를 통해 부채한도 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고 예산에 합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공화당과) 함께할 것이다.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폴트 여부에 관심이 쏠린 점을 의식한 듯 “이번 협상은 예산에 대한 것이지 미국이 부채를 지불할 것인지 말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협상에 참석했던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긍정적인 회의였으며 솔직한 논의가 오갔다”며 “공통점을 다음 주 혹은 2주 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한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매카시 의장도 바이든의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결국은 디폴트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은 촉박하지만 우리는 협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누군가와 협상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예전에 바이든이 정말 잘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에 대한 낙관은 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대화에 어깃장은 내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다만 대화 흐름이 순조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매카시 의장도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결론을 찾을 수 있는 (협의)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회람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가 현금 운용을 위해 뉴욕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해 놓은 계좌인 재무부일반계정(TGA) 잔액은 15일 현재 874억 달러로, 1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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