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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강연에 1~7층까지 대기줄…개막 전날부터 수천여명 몰려들어

■ 'TSMC의 나라' 대만 AI 열기

대만대 졸업식 찾은 젠슨 황

"전에 없던 새 일자리 나올 것"

황즈팡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 회장이 2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타이베이=허진 기자




대만이 인공지능(AI)이라는 거인의 등에 올라탔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 행사로 돌아온 ‘컴퓨텍스 2023’의 주인공은 PC 부품이나 반도체가 아닌 사실상 AI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TSMC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각 업체가 벌이는 AI 쟁탈전에서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미디어텍 등 글로벌 선두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를 보유한 것 또한 강점이다. 실제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커넥티드카 솔루션 개발을 위해 최근 손을 잡는 등 대만이 AI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계 핵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30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열리는 동북아시아 최대 컴퓨터·IT 박람회 컴퓨텍스 2023은 ‘엔데믹 선언’으로 4년 만에 완전 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감염병 확산 우려에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약 1000개 업체가 참여해 3000개가량의 부스를 꾸려 이용자 몰이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400여 개 회사가 참여했지만 4년 만의 대면 행사인 만큼 참가 기업 규모가 크게 늘었다.



서울경제신문이 공식 개막 전날(29일) 방문한 컴퓨텍스 2023 행사장은 AI 열기로 가득했다. 전시 제품이 들어서기도 전이었지만 일부 참관객들은 전시관 입구에서 헬멧을 빌려 부스를 미리 탐방하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주요 IT 기업 대표 및 최고경영진의 키노트(주제 강연)가 이 같은 AI 열풍을 가장 잘 보여줬다. 특히 제2전시관 7층에서 진행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키노트를 듣기 위한 줄이 지상 1층까지 이어지며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엔비디아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2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의 기조 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키노트를 듣기 위한 인파가 7층에서 1층까지 이어졌다.타이베이=허진 기자


이번 컴퓨텍스 2023은 차세대 통신,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지속 가능한 친환경에너지 등 6개 주요테마를 내세웠지만 핵심은 AI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의 황즈팡 회장은 “고성능 컴퓨팅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고 AI 열풍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류 생활에 영향을 끼치며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 또한 27일 국립대만대 졸업식 축하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인공지능 팩토리 운영처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일부 일자리는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컴퓨텍스가 기존 컴퓨터 부품 전시회에서 AI 중심의 박람회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IT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미디어텍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놓고 보면 사실상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며 “특히 글로벌 AI 생태계에서도 이들 대만 기업의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컴퓨텍스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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