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주일간 4만명 방문…백화점에 뜬 국박 '보물' 매장 통했다

롯데百 본점 국립박물관 기념품 팝업 매장

"英 해러즈처럼 기프트 숍 강화" 모색하다

'뮤지엄 굿즈'에 러브콜…업계첫 팝업 성사

전시 품격 지키되 경험요소 녹여 문턱 낮춰

청자·사유상등 설명에 '사유의방'도 부스로

문화센터 연계 강의도 내외·국인 모두 호평

상업화 우려 주저하던 국박도 결과에 만족

2주 운영 후에도 협업·기프트 숍 강화 모색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에 문 연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를 방문한 고객이 반가사유상 기념품 진열대 앞에서 반가사유상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있다./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다양한 색(色)을 입은 반가사유상 앞에서 파란 눈의 외국인 손님은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벽에 붙은 설명을 읽고, 또 읽는다. 민속화 앞에 멈춰 선 손님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직원의 목소리, 반가사유상 엽서에 색을 입히며 감상을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도 이따금 들려온다. 어느 유물 전시회에서 볼 법한 풍경이 펼쳐진 이곳은 박물관도 미술관도 아닌 서울 중구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이다.

롯데백화점이 지하 1층에 마련한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소개·판매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전경. 롯데백화점은 박물관 전시에서 실제로 제공하는 유물 안내 시청각 자료를 매장에 설치해 기념품 판매에서 나아가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송주희기자


롯데백화점은 지난 23일 본관 지하 1층 광장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기념품을 소개·판매하는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를 열었다. 100여 품목, 약 200여 종의 박물관 대표 기념품을 선보이는데, ‘달항아리 미니어처’와 ‘소반 무선 충전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최근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상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에 문 연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방문객이 반가사유상 엽서에 색을 입히는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이번 팝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으로 유통업체와 협업 방식으로 진행하는 행사로, 롯데백화점과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이 공동 기획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동안 여러 업체에서 기념품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이나 기획을 제안해왔음에도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을 우려해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1년 전부터 PB부문 지원팀을 중심으로 기념품 매장 강화를 추진해 오다 이번 팝업을 유치했다. 김석철 PB 부문 지원팀장은 “(1849년 창립한) 영국 해러즈는 백화점 자체 역사가 길다 보니 자사 로고를 입힌 기념품을 중심으로 기프트 숍이 상당히 발달해 있다”며 “그쪽(해러즈) 담당 팀장과 접촉하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기념품에 집중해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국립박물관과의 협업 계기를 밝혔다. 방향을 잡았어도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요즘 김 팀장이 업계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우리가 하자고 할 땐 안된다고 했는데’일 정도로 많은 유통업체가 박물관과의 협업을 모색했으나 설득에 실패했다.

롯데백화점의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팝업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때 인기를 끈 ‘사유의 방’을 부스 형태로 옮겨 와 선보이고 있다./송주희기자




롯데백화점은 박물관 뮷즈 숍의 슬로건인 ‘나에게 온 보물’에 ‘더 가까이’라는 콘셉트를 더해 협업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김 팀장은 “박물관이 우리 유물과 전통을 알리려는 마음은 분명 컸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상업시설에서 기념품을 판매한 경험이 없어 여러모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며 “전시를 관람하는 것처럼 공간 구성이나 배치를 가져가되 사람들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올 수 있는 ‘중간 지점’의 성격을 어필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제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백자와 청자, 소반, 반가사유상 등 상품 판매 섹션에는 해당 품목을 설명하는 박물관의 자료와 영상이 함께 게시됐고, 박물관에서 인기를 끈 ‘사유의 방’도 소규모 부스로 만들어 방문객들이 경험하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에 문 연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방문객이 매장 직원으로부터 제품 안내를 받고 있다. 이번 팝업 운영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매장 담당자가 파견 와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송주희기자


매장의 직원들도 매일 박물관 기념품 매장에서 파견 온 담당자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손님 응대 시 필요한 유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대신 백화점은 박물관보다는 조명을 좀 더 밝게 하고, 판매 상품 단가가 높지만, ‘만지지 마시오’ 같은 안내 문구는 최대한 자제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와 연계, 박물관 소속 학예연구관의 ‘유물감상법’ 특강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반가사유상이나 달항아리 엽서를 색칠해 한 달 후에 우편으로 받아보는 ‘내가 그린 보물 엽서’ 이벤트도 진행해 참여를 높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팝업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를 방문한 외국인 손님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의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팝업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에서 판매중인 반가사유상과 자개소반 휴매폰 무선 충전기/사진 제공=롯데백화점


김 팀장은 “‘최신 트렌드’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인 백화점에 이런 박물관 굿즈숍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고객 반응이 많았다"며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서양 쪽 관광객들은 확실히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자기나 자개 등을 좋아한다면 같은 동양 문화권의 아시아 관광객이나 내국인들은 실용성이 있는 컵, 휴대폰 충전기 등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고객들의 반응은 방문객 수치가 말해준다. 23일 오픈 후 29일까지 7일간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4만 명이 넘는다. 판매 품목 중 인기가 가장 많은 것은 다양한 가격 대의 달항아리 제품이다. 현재 매장에는 한기석 명장이 만든 500만 원짜리 백자 달항아리부터 다양한 가격 대의 달항아리 굿즈가 전시·판매되고 있는데, 오픈 첫날부터 80만 원, 50만 원 대 제품이 판매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전통 서화류와 부채, 에코백 등이 많이 팔렸다.

이번 팝업은 6월 4일까지 2주간만 열리지만, 롯데백화점은 팝업 이후에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을 지속해 다른 형태의 굿즈 숍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23일 이곳을 찾아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