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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멈춰라” 올가미 드레스 입고 칸 영화제 참석한 이란 모델 [영상]

‘사형을 중단하라’는 메시지가 쓰인 드레스. 자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자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STOP EXECUTIONS(사형을 중단하라).”

제76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란 출신 모델이 자국의 사형 제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목 부분이 교수형 매듭처럼 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시선이 집중됐다.

2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 CNN 등에 따르면, 이란계 미국인 마흘라가 자베리(33)는 지난 26일 칸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에 목 부분이 교수형에서 사용하는 올가미 모양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드레스 뒷자락에는 ‘사형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영화제 이후 자베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란 사람들에게 바친다"며 30초 분량의 영상 하나를 올렸다.

영상은 올가미 드레스를 입은 자베리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목을 쓰다듬거나 눈을 감고 머리를 감싸 쥐다가 끝난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곡은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노래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현재 1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다.

자베리의 의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 확산됐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자베리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지한다", "이란은 자국 시민들에 대한 핍박을 멈춰야 한다" 등 지지 목소리를 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도란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제에서 눈길을 끄는 시위였다. 자베리의 드레스는 이란의 잔인한 처형 문제를 환기했다”라고 호평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역시 SNS에서 자베리를 칭찬하며 “올해에만 이란에서 200명 이상이 처형됐다. 정치에서 다수가 여성이었다면 더 이상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화려한 의상으로 시선을 끌려는 시도일 뿐 아닌가", "영화제를 정치의 장으로 만드는 건 아닌 것 같다" 등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사형을 중단하라’는 메시지가 쓰인 드레스. 자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자베리는 자신의 의상에 대해 "이란 사람들이 겪는 부당한 처형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입은 것"이라며 "영화제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금지돼 드레스 뒷면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올가미의 의미는 잘 전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칸 영화제에 나온 이유는 최근 이란이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처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여대생 마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 문제로 도덕 경찰에 구금된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히잡 시위’로 불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번져 올해 3월까지 최소 2만 2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사법당국이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대거 사형 선고를 내리면서 사형 집행 건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란에서 처형된 사람은 582명으로 시위 이전인 2021년의 333명을 크게 웃돈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공개 처형을 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이란 북동부 도시 마사히드에서 20대 시위 참가자 마지드 레자 라흐나바르드가 교수형을 당한 모습이 SNS 영상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시위 이전에도 이란은 전 세계적으로 사형을 많이 집행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에 따르면 이란에선 올해만 최소 214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이와 관련해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란에서 주마다 10명 이상이 처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을 허용하는 국제 인권 규범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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