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의 큰손인 MG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의 기업금융부서 담당자가 특정 PEF 운용사와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앞으로 새마을금고가 출자한 PEF 운용사들로 수사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어 투자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 기업금융2부 A 팀장은 국내 PEF 운용사인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배임) 혐의다. 이번주 초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새마을금고에 대한 수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ST리더스PE와 새마을금고는 2020년 12월 M캐피탈을 함께 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ST리더스PE와 새마을금고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엠캐피탈 지분 98%를 약 3800억 원에 인수했는데 대부분의 자금을 새마을금고가 출자했다. ST리더스PE도 이 과정에서 2510억 원의 '에스티엘제14호스마트금융PEF'를 결성해 자금을 댔고,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관리보수도 챙길 수 있었다.
검찰은 에스티엘제14호스마트금융PEF에 대한 새마을금고의 펀드 출자 과정에서 A팀장이 주요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ST리더스PE는 A팀장에게 자금이 담긴 법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건넸고, A팀장은 이를 수년 간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A팀장 변호인은 “체크카드 사용은 대부분은 엠캐피탈 관련 업무 추진비 용도였고, 사적인 사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A팀장 등 새마을금고가 펀드 출자 과정에서 PEF 운용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은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새마을금고가 파격적으로 자금을 출자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아 관련해 뒷말이 나온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 받기 위해선 로비나 거액의 리베이트가 필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기도 했다"며 "리베이트를 새마을금고 측에서 먼저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ST리더스PE와 새마을금고간 출자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검찰의 칼날이 다른 PEF 운용사를 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ST리더스PE 뿐 아니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토닉프라이빗에쿼티,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 등에 출자 했는데, 대부분 설립된지 몇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들이다.
A팀장과 PEF 운용사들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리베이트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를 받은 한 PEF 관계자는 "아직 검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며 "로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수사를 받더라도 나올 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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