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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주황색으로 뒤덮인 맨해튼…“종말의 날 같다”

■캐나다 산불, 美동부까지 영향

뉴욕 공기질, 인도보다도 나빠

뉴욕시장 "1960년대 이후 최악"

비행기 연착·학교행사 줄줄이 연기

캐나다 산불, 남한 면적의 40% 해당

미국 뉴욕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6일(현지 시간) 캐나다 산불이 만들어낸 연기에 휩싸여 뿌옇게 보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7일 북동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의 세상 빛은 노란색을 넘어 온통 어두운 주황색이었다.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뉴욕과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미국 북동부 지역의 공기질이 악화되면서다. 맨해튼에서 만난 한 한국인 관광객은 “마치 종말의 날이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평소 맨해튼 거리에서 곳곳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대마초 냄새나 악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캐한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동안 보기 힘들던 마스크 쓴 행인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 건너에 있는 북부 뉴저지주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주택가 학교 운동장은 평소 같았으면 방과 후 운동을 하거나 뛰어 노는 학생들로 북적였을테지만, 이날은 텅 비었다. 거리에는 행인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이 지역에서 60년 이상 거주했다는 마이클 디킨슨 씨는 “심각한 태풍이나 폭설같은 재해는 여러 번 겪어봤지만 이런 식의 공기 오염은 처음인 듯 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미국기상청의 공기질 측정시스템인 에어나우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의 대기질 지수(AQI)는 위험 수준인 300을 넘어서 413까지 치솟았다. 현재 뉴욕의 AQI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168), 인도 델리(164)보다도 훨씬 나쁘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960년 대 이후 최악의 대기질”이라며 “야외 식사 등 가능한 외부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가시 거리가 줄어들면서 항공기 운항 지연도 속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는 도착항공편이 평균 2시간 연착했고, 뉴저지 뉴왁리버티 공항에서는 출발이 평균 1시간 30분 지연됐다. 대부분의 야외 활동도 취소됐다. 뉴욕과 필라델피라에서 예정됐던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와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성 프로농구(WNBA) 경기도 뒤로 밀렸다. 북동부 대부분 지역의 학교들은 이번 주에 예정됐던 소풍이나 학부모 초청행사를 연기했다.

무엇보다 호흡기 이상이나 메스꺼움,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컬럼비아 대학 병원 등 지역 응급실에 천식환자나 어린이들의 방문이 늘었다고 보도했으며 NYT는 브로드웨이에서 시작된 1인극이 배우의 호흡 곤란 문제로 시작 10분만에 중단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현 상황은 건강 비상 사태(health emergency)”라고 표현하며 100만개 마스크 그랜드센트럴역 등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남한 면적의 40% 해당하는 1050만 에이커의 산림이 불에 탔다. 지난 10년간 평균 산불 발생 면적(68만 에이커)의 15배 더 넓다. 지금도 약 400곳이 불에 타고 있어 캐나다 소방당국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으며 이에 600명 이상의 소방관과 장비를 캐나다에 보냈다”며 “다만 48~72시간 내에는 어떤 개선도 가시화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가 우리 삶과 지역사회를 흔드는 방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심상치 않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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