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의 한 유원지에서 이른바 '알박기 텐트'들이 칼로 난도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같은 글을 본 네티즌들은 오히려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13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캠핑장에 나타난 닌자'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해당 글에는 최근 한 캠핑 관련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사진들이 첨부됐다. 사진에는 운문댐 하류보 유원지에 설치돼 있던 텐트들이 난도질 돼 망가진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텐트들은 날카로운 것에 찢긴 것처럼 곳곳이 너덜너덜하고 크게 구멍이 난 모습이다
이 글의 작성자는 "오늘자 알박기 텐트 대참사"라며 "원래 캠핑을 사랑하는 순수한 캠퍼였을 텐데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이랬을까. 아무 생각 없이 찢은 게 아니라, 다시는 고칠 수 없도록 디테일하게 찢은 모습이 마치 닌자 같다"고 적었다. 또 "물론 찢은 것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알박기 참교육에 기분이 좋다"며 "매너 있는 캠핑을 위해 이번 일을 계기로 경각심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속 시원하다”, “하면 안 되지만 시원하긴 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텐트들을 향한 ‘난도질’의 원인은 해당 텐트들이 이른바 ‘알박기 텐트’이기 때문이다. '알박기 텐트'는 유원지에서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가까운 곳 등 목이 좋은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장기간 설치된 텐트를 말한다. 알박기 텐트 문제는 몇 년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주차장 유료화나 행정대집행 등 엄격한 단속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알박기 텐트’는 사유 재산이라 함부로 처리할 수도 없었는데 지난해 12월 관련 법이 일부 개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달 28일부터 법률이 시행되면 장기 방치 텐트를 즉각 철거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엔 눈에 띄게 부서졌거나 행정대집행법을 통해 철거를 해야 했지만 앞으론 지침에 따라 쉽게 철거가 가능하게 됐다.
각 지자체들은 법률 시행에 맞춰 실행 지침을 마련해 해수욕장 개장 전 알박기 텐트들을 강제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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