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서 전기차 택시가 갑자기 빠르게 질주해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사고 택시의 베테랑 기사는 차량이 공중에 붕 뜰 정도로 ‘급발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오전 5시쯤 수원시의 한 도로에서 전기차 모범택시가 신호등·가로수를 연이어 들이받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을 통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YTN이 공개한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 당시 택시는 쏜살같이 달려 신호등과 가로수, 시설물 등을 연달아 충돌한 뒤 멈췄다. 빠른 속도를 못 이겨 차체가 잠시 공중에 붕 뜨기도 했다. 사고 충격으로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고 신호등과 차량 파편들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일대는 난장판이 됐다.
사고 택시 기사 황 모(66)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팔과 갈비뼈 등이 부러지고 골반에 금이 가는 등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37년 경력의 택시 기사 황 씨는 출고된 지 1년도 안 된 기아 전기차 EV6가 급발진하면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인명 피해를 내지 않기 위해 신호등 방향으로 운전대를 틀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운전자 황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국과수에 보내 사고분석 의뢰를 한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