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양국 경제협력이 보다 긴밀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과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참석한 비즈니스포럼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 6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양국 경제인들 모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서울과 하노이의 거리는 3000㎞지만 양국은 무역, 투자, 인적 교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중요한 핵심 파트너가 됐다”며 한·베트남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온 양국 경제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 대퉁령은 “베트남 속담에 ‘메콩강이 1000년을 변함없이 흐르듯 친구의 가치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 우정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지정학적 차원에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베트남은 효율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두 정상의 후원 아래 양국의 경제협력이 더욱 돈독해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점은 사람”이라며 “사람이 곧 기업이며 국가”라고 환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베트남인들은 젊고 유능하며 부지런하다”고 평가한 뒤 “한국과 베트남의 근본적 접점이 이것”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양국 관계에는) 밝은 미래가 있음을 저는 의심치 않는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미래 성장을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의 롤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팜민찐 총리도 환영사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820억 달러에 달한다”며 “기업인 여러분께서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기관 간 협력이 활발히 전개됐다. 방산·헬스케어·식품 등 상품 분야에서 54건의 MOU가 체결되고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28건의 기술 협력 MOU가 맺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프라와 핵심 광물 분야에 대한 MOU까지 더하면 역대 최대인 총 111건의 MOU가 성사됐다”며 “이번에 맺어진 MOU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구체적인 MOU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 수석은 “변압기를 생산하는 한 업체는 5년 가까이 지지부진하던 공급 협상이 이번 포럼을 계기로 타결됐다고 전해왔다”며 “또 다른 건어물 업체는 그동안 한인 마트에만 납품하던 상품을 이번 포럼을 계기로 5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현지 유통 업체에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 특히 양국 경제협력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포럼에 참석하기 전 윤 대통령은 하노이 시내의 한 호텔에서 오찬을 열고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을 초청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업들의 애로 사항에 귀 기울이는 한편 양국 협력 강화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내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에는 9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약 7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빈 방문에 동행한 기업인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공급망 교란, 에너지 위기, 기후위기 극복의 해법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지이자 떠오르는 소비 시장인 이곳 베트남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창출해낼 성과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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