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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익 스타' 부상한 20대 탈북자…"月 860만원 연설"

EPA연합뉴스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실상을 생생히 증언하며 주목받고 있는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박연미(29)씨가 미국 우익 미디어가 열광하는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박씨는 시민단체로부터 월 6600달러(한화 약 860만원)를 받고 뉴욕 등 각지의 정치 행사에서 극우 음모론의 대표주자인 마저리 테일러-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등과 나란히 연단에 서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 우익으로 전향한 북한 반체제 인사' 제하의 기사에서 박씨의 최근 행적을 조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3년 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박씨는 올해 2월 새 저서 '시간이 남아 있을 때'를 출간하고 보수 성향 방송과 각종 행사에 활발히 출연 중이다.

올봄부터는 미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에서 기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컬럼비아대의 교육 방식은 북한 정권이 인민을 세뇌하는 수법과 완전히 똑같다"고 주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그는 미국 교육기관이 좌파 이념을 세뇌하려 한다면서 "이건 우리나라와 우리 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보수진영에선 오래전부터 미국이 '좌파 전체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NYT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겐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스탈린주의 국가(북한)에서 온 망명자인 박씨 같은 협력자는 없었다"고 짚었다.

북한 양강도 출신으로 13살 때인 2007년 어머니와 함께 북한에서 탈출한 박씨는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9년 한국에 온 뒤 방송 출연을 통해 '탈북미녀', '탈북대학생' 등 별명을 얻으며 얼굴을 알렸다.

2014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북한의 참상과 인권유린에 노출된 탈북자의 처참한 삶을 폭로했다.

탈북 브로커에게 어머니가 성폭행당하고 자신은 중국인 '남편'에 팔려 갔던 경험을 흐느끼며 털어놓는 그의 모습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고, 영국 BBC 방송은 같은 해 박씨를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회고록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을 출간했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초청을 받거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같은 무대에 서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박씨는 2016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떠나면서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학생들은 성별이나 성적지향, 인종에 따른 차별 등에서 자유로운 '안전공간'이나 성별 인칭대명사를 바르게 쓰는 데에나 집착한다는 것이다.

또 박씨는 고전 문학인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즐겨 읽는다고 하자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는 학내 분위기에 질려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동급생들은 덩치가 큰,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기 같았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시카고에서 아들과 함께 길을 걷다 흑인 여성에게 강도를 당했는데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가해자와 함께 있던 다른 여성이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정치적 성향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고 박씨는 말했다.

그는 "이건 미국에서 이른바 '워크'(woke·깨어있음)라는 질병이 얼마나 진전됐는지, 그것이 일반인들을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보여주는 징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매체인 NYT는 그런 박씨에 대해 "과장과 불안을 조장하면 보상을 얻는 미국 정치풍토에서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씨는 보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후 기업체 등의 강연 요청이 줄면서 오히려 수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정치 성향은 미디어에 나온 것처럼 그렇게 완강하진 않다"며 "나는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사회적으로 자유주의적이며, 한 번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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