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7세가 된 원로 배우 신구가 심장박동기를 달고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다.
신구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라스트 세션’ 초연, 재연에 이어 삼연에도 함께하는 신구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 출연이냐는 질문에 “자연인으로서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이게 마지막 작품일 수 있다”며 “힘 남겨놓고 죽을 바에야 여기에 다 쏟고 죽자는 마음이다. 내가 선택하는게 아니지만, 지금 심정은 그렇다”고 답했다.
신구는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했다. 이후 신구는 60여년간 수많은 TV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활동해오면서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남다른 연극 사랑을 보였다. 신구는 지난해 3월 연극 ‘라스트 세션’ 공연 중 건강 악화로 입원하며 작품에서 잠정 하차했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그는 지난해 ‘두 교황’ 초연 무대에 이어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무대에 연이어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신구는 “갑자기 급성심부전이 왔다. 숨이 차더라. 심장이 제대로 뛰질 않아서 산소가 부족하니 숨이 차고 어지럽고 심해지면 뇌졸증이 온다고 하더라”며 “공연이 끝난 뒤 입원했다. 심장 박동기 삽입 시술을 했다. 지금은 큰 소리를 내도 괜찮다”며 건강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박동기가 (심장이) 일 분에 몇 번 뛰도록 맥박수를 조절한다. 심장이 늦게 뛰거나 쉬면 이 녀석이 알아서 전류로 자극해 맥박수를 맞춰준다. 그러니 이제는 여러분들하고 같다. 이게 10년은 가는데, 10년이면 나 죽은 다음이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제는 샤우팅 해도(소리 질러도) 지장이 없다”고 했다.
신구가 60년 연기 내공을 뿜어낼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이 작가이자 신학자인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2020년 한국에서 초연됐으며 지난해 재연에 이어 세번째 공연으로 돌아온다. 신구, 남명렬이 ‘프로이트’ 역을 맡고 이상윤, 카이가 ‘루이스’ 역으로 캐스팅됐다. 7월 8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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