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를 겨울철 관광지로만 알면 오산이다. 여름, 가을 선선한 날씨에 만개하는 각종 꽃만으로도 여행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겨울도 아닌 시즌에 여행사에서 앞다퉈 홋카이도 전세기 여행 상품을 출시하는 이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7~8월에는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진에어 등과 함께 전세기 전용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크루즈 전세선 운항 상품의 기항지로 아오모리·오타루 등 홋카이도를 선정해 두 차례 운영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도 진에어·티웨이항공 등과 8월 10일까지 출발하는 전세기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눈으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의 각종 여행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데는 이 시기 한국과 달리 선선한 날씨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홋카이도의 7~8월 평균기온은 24.9~26.4도로 30도를 넘는 한국보다 낮다. 7월 중순부터는 라벤더 등 각종 꽃이 만개한다. 추운 날씨 탓에 그간 개발이 안 됐으나 일본인 사이에서도 홋카이도는 인기 관광지로 손꼽힌다.
홋카이도는 하코다테·오타루·삿포로·아오모리 등이 인기 관광도시다. 그중 하코다테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개항해 신문물이 들어온 도시다. 홋카이도의 다른 도시와 달리 외국풍의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코다테에서는 별 모양으로 지어진 옛 성곽인 고료카쿠 공원이 관광지로 유명하다. 전쟁을 막기 위해 지어진 요새로 통상 성들은 연못이 성곽을 동그랗게 둘러싸는 식으로 지어진다. 고료카쿠 공원은 이와 달리 유럽의 성 축조 방식을 모방해 별 모양으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하코다테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놓칠 수 없는 관광지다. 하코다테의 야경은 나폴리·홍콩 등과 함께 세계 3대 야경으로 꼽힌다. 상주인구의 20배에 달하는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하코다테를 찾는 이유다.
삿포로 히쓰지가오카 전망대는 한국의 ‘대관령 양떼목장’과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전망대에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는 명언을 남긴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 박사의 동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상을 보기 위해 전국의 일본인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을 정도다. 클라크 박사가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데는 그가 삿포로에 머무르면서 이 지역을 낙농업의 도시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여행객들은 7월에 라벤더, 10월에 단풍으로 언덕을 가득 메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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