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을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 테슬라에 탑재되는 4680배터리와 유사한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도 준공을 앞뒀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다음 달 1일 창립 기념일을 앞두고 29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열린 ‘53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올해 삼성SDI의 비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 들었다”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 완료해 하반기 시제품을 생산하고 원형 46파이 배터리 M라인도 준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이 시제품 생산을 언급한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작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리튬 이온배터리보다 충전 시간은 짧고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도 불린다. 삼성SDI는 시제품 생산에 이어 2027년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준공을 앞둔 46파이 배터리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46파이 배터리는 원통형으로 테슬라가 탑재를 준비하는 4680 배터리와 유사하다. 4680은 배터리 단면의 지름과 높이(㎜)를 뜻한다. 삼성SDI가 양산을 준비 중인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만 확정한 채 높이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달리 책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의 이번 발언이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삼성SDI의 투자 기조가 변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캐파 확장에 나설 때 수익성 위주로 접근했던 투자 전략이 차세대 배터리 부문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배터리의 경우 K배터리사 가운데 본격적으로 양산에 성공한 곳은 아직까지 없다.
최 사장은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인 스타플러스 에너지를 설립한 데 이어 미국·유럽·중국 연구개발(R&D) 연구소도 세웠다”며 “해외 우수 인력 확보와 친환경 경영 선언 등 삼성SDI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를 향한 비전과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성장 및 사업 기반 마련을 통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제너럴모터스(GM) 등 고객들과의 추가 협력 확대, 글로벌 공급망 강화 추진과 함께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우수 인재 채용 확대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전자재료 소재 분야에서도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고 시장 확대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최 사장은 이날 창립 기념식에 이어 임직원과 함께 하는 ‘오픈토크’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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