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빼고 칼로리를 대폭 줄인 '제로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설탕 대체재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분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내달 14일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군)’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 전했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은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쓰이며 설탕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평가한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cinogenic to humans)’ 물질이며 담배와 석면, 다이옥신, 벤조피렌, 가공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바로 아래인 2A군은 ‘발암 추정(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그동안 WHO 산하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981년 이후 아스파탐이 일일 제한량 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해왔다. 몸무게 60㎏의 성인은 하루에 12~36캔의 제로 탄산음료를 마셔야 위험하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 물질로 지정하고 나면 관련 여파가 클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감미료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IARC는 식품 안전기구가 아니며 IARC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WHO는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되레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