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등록된 수입 상용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의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도 곧 본격화할 전망이다.
1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입 상용차(소상용차 포함) 등록 대수는 총 4563대로, 이중 중국산이 31.8%인 1451대로 집계됐다. 상반기 판매된 수입 상용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 전기차란 얘기다. 상용차는 버스와 트럭, 밴, 특장차 등 승용차를 제외한 차량을 뜻한다.
중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비중이 큰 상용차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성능은 별 차이 없는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보니 중국산 전기 상용차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중국 신위안의 전기 밴 ‘이티밴’은 올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582대를 판매하며 단숨에 상용 수입차 모델 1위에 올랐다. 중국 동풍소콘의 ‘마시다 밴’도 353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지난 4월 GS글로벌을 통해 1톤 전기 트럭 'T4K'(티포케이)를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24대에 머물렀지만 비야디가 국내에 내놓은 첫 상용차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업체인 지리 자동차그룹도 이달 국내에서 1톤급 전기 밴 '쎄아'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상용차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승용차 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까지 국내에 등록된 중국산 승용차는 0대지만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비야디는 지난해 전기 세단 '실'과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 등 6개 모델의 상표를 국내에 출원했다. 아직 차량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비야디가 승용차 출시에 성공할 경우 현대차·기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용차 시장은 상용차와 달리 보조금이 크지 않아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중국 전기차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국내 기업들도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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