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8일 김영호(사진) 신임 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다. 대북 인권 대응 및 정보 분석 역량 등은 강화하고 북측의 핵 위협 및 일방적인 사업 단절 등으로 인해 한계를 드러낸 대북 교류·협력 등의 조직은 다운사이징(down-sizing)한다.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김 신임 장관이 취임한 28일 서울 종로구 통일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방향의 통일부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분야를 담당하는 교류협력국·남북회담본부·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남북출입사무소 등 4개 조직이 통폐합된다. 이에 대해 문 차관은 “남북대화를 포기하는 것이냐는 얘기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조직이 유연성과 효율성을 띠도록 하는 게 맞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납북자와 억류자, 국군 포로 등을 담당하는 납북자대책반도 장관 직속으로 신설된다.
통일부는 북한에 대한 정보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국가정보원이나 국방부가 우위를 보이는 정보 수집 업무보다는 통일부만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분석 능력을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문가 영입이나 국내외 관련 기관과의 교류도 늘려갈 방침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 등 관련 부처와의 조율을 거쳐 8월 말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문 차관은 “(조직 개편 과정에서) 80명이 좀 넘는 선에서 인력 재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이미 1급 공직자 5명과 전 통일비서관 등 6명의 사직서를 제출받고 인적 쇄신 절차에 돌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오로지 가치와 원칙에 입각해 통일·대북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이 문제를 가장 올바르게 풀어내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통일부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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