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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체질 개선에도 '오픈 이노베이션' 유산 남겼다

[Big Shift 제조업大戰]

◆ 하이테크 캠퍼스 에인트호번 가보니

필립스 개방 부지 R&D센터 활용

인텔 등 300개 기업 개발자 꿈 키워

하이테크캠퍼스 에인트호번 전경. 사진 제공=하이테크캠퍼스




“하이테크캠퍼스에인트호번(HTCE)의 경쟁력이요? 필립스가 남긴 유산(legacy)입니다.”

6월 22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HTCE에서 만난 오토 판덴보하르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감과 필립스에 대한 신뢰가 넘쳐났다. 특히 ‘브레인포트’를 언급할 때는 눈도 반짝 빛났다. 브레인포트는 2003년 네덜란드가 제조업 강화를 위해 인재들을 에인트호번을 주축으로 한 네덜란드 남부 지역에 집중시키자는 취지에서 만든 국가 산업이다. 지난 20년 동안 브레인포트가 성공적인 발전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곳이 바로 HTCE다. 이 캠퍼스는 300개 이상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있는 연구개발(R&D) 단지다. NXP 본사는 물론 필립스·ASML·인텔 등 크고 작은 IT 기업에 소속된 1만 2000명 안팎의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연구한다.



HTCE가 있는 곳은 네덜란드의 국민 기업 필립스의 최대 R&D 기지였다. 2003년 필립스는 경영 악화로 인해 뼈를 깎는 사업 체질 개선을 해야 했다. 각종 사업 분리와 함께 본사를 암스테르담으로 옮기면서 이 캠퍼스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 필립스는 이 유산을 대중에 개방하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지금의 네덜란드 IT 산업의 R&D 심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토 판덴보하르트 하이테크캠퍼스에인트호번 최고경영자(CEO)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캠퍼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해령 기자


커다란 연못과 녹지가 어우러진 고요한 캠퍼스 곳곳에서는 95개 나라에서 온 엔지니어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끌벅적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세계적 인기와 매출 상승에 HTCE는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캠퍼스 남쪽에 6개의 연구 공간을 건립하기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판덴보하르트 CEO는 “향후 수년 내 엔지니어들을 1만 5000명 규모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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