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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간의 부동산 거래, 촌수(寸數) 따라 양도세 폭탄 맞을 수도 있다 [도와줘요 부동산세금]

■황범석 세무회계 필승 대표세무사


어느날, A씨로부터 다급한 목소리로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자신에게 양도소득세 조사가 개시돼 5000만 원 상당의 세금을 내야 할 위기라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A씨는 며느리의 남동생(B)에게 아파트를 매각했다. 그리고 매각일 이후 동일 단지 내의 동일한 면적의 아파트가 더 고가에 매각됐다.

세무서는 이를 토대로 A씨가 특수관계인 B씨에게 주택을 시가보다 저가에 매각한 것으로 보고 소득세법 제 101조(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를 적용해 A씨에게 양도소득세 및 가산세 약 5000만원을 과세하겠다고 한 것이다.

1. 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 적용


소득세법 제101조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소득세법 제101조 【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

①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은 양도소득이 있는 거주자의 행위 또는 계산이 그 거주자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그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주자의 행위 또는 계산과 관계없이 해당 과세기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

해당 조문을 이해하기 이해 이와 관련한 판례(대법원 1997. 2. 14. 선고 95누13296 판결 참조)를 살펴보자. 대법원은 “소득세법 제101조가 실질과세원칙을 구체화하여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부당행위계산은 특수관계자 사이의 일정한 거래가 사회통념이나 관습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인 경제인이 취할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어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 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판시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소득세법 제101조는 특수관계자 간의 매매거래에서 시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함으로 인해서 객관적으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유형의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소득세법 제101조가 적용되면 부동산 등의 매도자가 시가 20억원의 물건을 특수관계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10억 원에 매각하는 경우 매도자는 10억 원을 받고 부동산을 매각하였음에도 국세청은 매도자가 20억 원을 받고 부동산 등을 매각한 것으로 보아 세금을 징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소득세법 제101조 ‘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의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여야 한다. 둘째,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즉 시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여 양도소득세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거래여야 한다.

과세관청은 A씨와 B씨를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하였고 동일 단지 내에 있는 다른 아파트의 실거래가액을 유사매매사례가액 즉 시가로 인정되는 금액으로 보았다. 결국 과세관청은 A씨의 주택 매각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그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재계산하여 A씨에게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과연 과세관청의 과세는 정당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A씨의 주택 매각은 소득세법 제101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 이유는 A씨와 B씨는 특수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2. 소득세법 제101조의 적용 대상인 특수관계인


국세기본법 제2조 [정의]에 따를 경우 혈족 및 인척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관계는 특수관계자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고 여기서 혈족 및 인척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관계란 다음을 이야기한다.

1. 4촌 이내의 혈족



2. 3촌 이내의 인척

3.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4. 친생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친양자 입양된 자 및 그 배우자·직계비속

5. 본인이 「민법」에 따라 인지한 혼인 외 출생자의 생부나 생모(본인의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또는 생계를 함께하는 사람으로 한정한다)

혈족이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형제자매의 관계를 포함하여 혈연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반면에 인척이란 혼인에 의하여 나와 관련된 사람을 말한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A(본인)을 기준으로 혈족인 4촌과의 거래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가 되는 것이나 4촌의 비속(아들, 딸)인 조카와의 거래는 5촌 혈족과의 거래로서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가 아닌 것이다.

반면 A(본인)을 기준으로 인척인 배우자의 3촌과의 거래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가 되는 것이나 배우자 3촌의 비속 즉 4촌과의 거래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가 아닌 것이다.

3. 사례의 적용


그렇다면 본인 기준으로 며느리의 남동생은 3촌 이내의 인척의 범위에 포함되어 소득세법 제101조 적용 대상인 특수관계로 볼 수 있을까?

민법 제769조 [인척의 계원]은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인척으로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렇다면 A씨 입장에서는 B씨는 사돈총각(자녀의 배우자의 남동생)으로서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의 범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A씨 입장에서는 B씨는 민법에서 규정한 인척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고 그에 따라 A씨와 B씨는 소득세법 제101조 적용 대상인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가 될 수 없어 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조사 결과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A씨가 지인을 통해 필자에게 상담받기 까지 3명의 전문가를 만났다고 했고 그들 모두 세금의 부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친척 간의 거래였기 때문에 당연히 A와 B씨가 특수관계자라고 판단한 것이고 세무서의 담당직원 역시 이를 간과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일 것이다. 과세요건과 감면 요건은 상식이 아니라 철저히 법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황범석 세무회계 필승 대표세무사




※[도와줘요 부동산세금]은 세무 전문가들이 부동산과 관련한 세금 이슈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이메일 문의(diver@sedaily.com)를 주시면 다수의 질문이 나오는 사례 중에 채택해 전문가들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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