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중소은행 10곳에 대해 신용등급을 낮춘 여파로 은행업계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재차 점화되자 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은행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한때 3만 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은행주 지수는 개장 초부터 약세로 출발해서는 1.1% 하락 마감했으며, KBW지역은행지수도 1.4% 내렸다. 대형은행이라고 예외는 아니라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가 각각 2.1%, 0.6% 하락했고, BNY멜론과 트루이스트도 각각 1.3%와 0.6% 내리는 등 은행주 전반이 하락했다. 은행 ETF인 SPDR S&P뱅크ETF과 SPDR S&P 지역은행 ETF는 나란히 1.3%씩 내렸다.
은행주 약세는 이날 뉴욕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 다우지수가 0.45% 하락한 것을 비롯해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각각 0.42%, 0.90%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앞서 무디스는 전날 미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한 계단 강등했다. BNY멜론,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등 6개 대형은행은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이와 관련해 은행 부문의 신용 건전성이 자금조달 리스크와 취약한 수익성 등으로 인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다음 분기에 은행 예금액이 줄어들만한 시스템적 위험이 다분하다”며 “2024년 초반 경기침체로 인해 대출 수요가 줄고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은행주 하락세를 두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디스의 발표를 두고 “은행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그 우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개 경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은행 대출이 경제의 중요한 윤활유 역할을 하는 만큼 전반적인 경제 운영과 관련된 큰 그림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올랐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7시 20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9% 오른 2만9802달러(3933만원)에 거래됐다. 한때 3만20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 3만달러대에 이르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1.80% 상승한 1858달러를 보이는 등 가상자산 대부분이 오름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앰버데이터의 그렉 마가디니 파생상품 이사는 “비트코인이 은행 혼란의 수혜자임이 입증되면서 주식 시장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분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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