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와 관련된 거래처 가운데 약 40%가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업 프론테오와 함께 테슬라 거래처로 추정되는 기업 1만 3428곳을 분석한 결과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분야에서 중국 기업 수가 가장 많았다고 9일 보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국은 축전지(39%)·알루미늄 제외 비철금속 정련분야(40%)·무기화합물 분야(33%) 등 3개 분야 모두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 미국, 인도 등도 주요 거래국이지만 개별 비중은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다만 전체 거래처 수를 따지면 미국(22%)의 비중이 중국(17%)보다 컸다.
업체별 의존도를 10점 만점의 지수로 평가했을 때 점수가 7.1에 이르는 중국 기업도 있었다. 해당 부품 업체와의 거래가 끊겼을 때 배터리 생산에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테슬라의 의존도가 특히 높은 기업들 중 일부는 중국 정부가 간접 출자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닛케이는 “전기차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분야 주도권을 중국이 쥐고 있다”며 “갈륨, 게르마늄 등에 이어 중국의 보복성 제재 범위가 얼마나 더 확장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테슬라도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을 우려한 듯 최근 리튬 공급망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거래처인 중국 리튬 채굴 기업 ‘간펑’뿐만 아니라 미국 ‘앨버말’, ‘리벤트’ 등과도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올해 5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북미 최대 규모의 리튬 정제공장 착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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