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모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에 성공한 대구시가 미국 피츠버그를 능가하는 ‘글로벌 로봇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로봇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서비스와 제조 분야 첨단 로봇과 시제품이 대구에 몰려와 실증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대구 달성군 유가읍 테크노폴리스 신도시에 조성된다. 글로벌 로봇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사업비 1997억 5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로봇 제품·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조성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 및 평가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은 크게 인프라 구축과 연구 개발로 나눠진다. 인프라는 테크노폴리스 연구용지 16만6973㎡에 물류·상업·생활서비스 실증연구동 등 실내외 실증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대규모 실환경 및 가상환경 실증을 진행한다. 연구개발은 로봇서비스 실증기술 개발을 통해 로봇의 서비스품질과 안정성 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실증 체계를 구축한다.
제조 분야 첨단 로봇에 대한 실증테스트는 대구 북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구축 중인 5세대(5G) 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센터가 맡는다. 실증센터는 사람과 로봇이 협력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다양한 제조생산 현장에서 자율주행·인공지능(AI)·5G 등 최첨단 신기술을 적용해 지능화, 최적화를 실현하기 위해 구축된다.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4월 완공 예정이다.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로,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업의 도전적인 사업화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 로봇 전문기업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실증, 시제품 검증을 위한 로봇테스트필드와 같은 공공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민규 대구시 기계로봇과장은 “로봇테스트필드 구축으로 미국, 일본 등 로봇산업 선진국과 같은 국가 로봇산업 육성 거점을 갖추게 됐다”며 “대구는 로봇산업 육성을 통해 도시의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 미국 피츠버그시, 덴마크 오덴세시 등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봇테스트필드인 국가로봇기술센터(NREC)가 위치한 피츠버그는 지역 대학인 카네기멜론을 비롯해 구글·애플 등 글로벌기업 연구소가 집적하며 철강도시에서 로봇 중심 첨단산업 도시로 탈바꿈했다. 오덴세 역시 덴마크남부대학 로봇연구소를 중심으로 오덴세로봇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조선업으로 축적한 자동화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접목해 세계적인 협동로봇 기업인 유니버설로봇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로봇 스타트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두 도시의 공통점이 철강?조선 등 탄탄한 제조산업 기반 위에 기업·연구시설이 집적, 클러스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로봇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대구는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등 뛰어난 제조산업 기반 위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생산기술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경북대 등 산학협력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국내 1위 로봇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와 야스카와전기 등 233개 로봇 기업이 입주해 전국 최고 수준의 로봇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구시는 다음달 정부의 글로벌 혁신특구 공모에 도전하는 등 올해를 ‘대구 로봇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가 로봇 허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로봇산업의 혁신거점으로 육성해 미래 신산업을 주도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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