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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자 활용 효과 있지만…전동화 과정 인력감축 걸림돌 될 수도

[현대차 노사 '계속고용' 시동]

분기별로 月 2대씩만 팔면 재계약

퇴직예정자 사실상 정년 1년 연장

회사 전문인력 손실 최소화 '윈윈'

勞, 숙련고용 폐지·정년연장 요구

노사 입장 엇갈려 갈등 불씨 우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기술직(생산직)에 이어 영업직으로 숙련재고용제도를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것은 정년을 맞은 근로자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수십 년 경력의 전문인력들이 한꺼번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정년퇴직자가 원할 경우 1년 더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고용’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좋고, 회사도 전문인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이번 합의를 두고 업계에서 노사가 ‘윈윈’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노조 측이 이번 합의 과정에서 숙련재고용제도를 폐지하고 근로자 정년을 늘릴 것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제도가 안착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필요한데 숙련재고용제도가 회사 입장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005380)가 올해 노사 합의로 도입한 영업직 숙련재고용제도는 정년퇴직 예정자의 정년이 1년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정년퇴직을 앞둔 영업직 근로자는 1년 추가 근무를 희망한다면 누구나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진입 문턱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사측은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정년퇴직자에 한해 재고용하는 방침을 내세웠으나 노조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문제로 근무가 어려운 일부 정년퇴직자를 제외한 다수의 인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분기별로 월평균 2대씩(총 6대)만 팔면 재계약을 거쳐 최대 1년간 근무할 수 있다.

이 제도로 재고용된 영업직 정년퇴직자는 기술직과 마찬가지로 신입 사원에 준하는 기본급(1호봉)을 지급받는다. 각종 수당과 상여·성과급, 휴가·유류비, 유급·경조특별휴가 등의 혜택은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제공된다. 당장 올해 말 퇴직을 앞두고 생계 고민이 큰 영업직 근로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재취업한 인력은 기존에 본인이 근무하던 영업 지점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년퇴직 이후 취업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자들에게 익숙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회사도 숙련된 인력을 필요한 곳에서 기존 대비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생산직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숙련재고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시행 전인 2018년 3516명이던 현대차의 기간제 근로자는 지난해 7849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다만 현대차 노조는 장기적으로 정년 연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년퇴직 후 1년 단기 계약을 통해 고용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는 대신 정년 자체를 연장해 정규직으로 계속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회사 측에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숙련재고용제도상 계약 기간을 현재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늘리자는 회사 측 제안을 거부하며 정년 연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노조 측은 이번 합의안에는 정년 연장 방안이 담기지 않았지만 추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가 숙련재고용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인 만큼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내년 상반기 정부 정책과 사회적 인식 변화로 법 개정 등 제도적 변화가 있을 경우 노사 별도 협의 후 추진하기로 별도 회의록에 담았다”며 “시니어 근로자들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더라도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계속 채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동화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을 줄이려는 회사와 정년 연장 등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조 간 입장이 엇갈리면서다. 전기차 전환을 추진 중인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지속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021년 3월부터 올해까지 최대 5000명의 공장 근로자를 줄이기로 했다. 미국 포드는 향후 3년 동안 유럽에서 3800명을, 프랑스 르노는 내년까지 2000명을 각각 감원할 계획이다. 2019년 현대차 노조가 제시한 ‘미래형 자동차 발전 동향과 노조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신차 생산 물량 중 2030년 전기차가 25%로 늘어나면 최대 2837명의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고 자동화가 되면서 30~50%의 인력을 줄여야 하는데 노사 관계 문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창출과 미래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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