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비보이’라는 찬사를 받는 김홍열(Hong10)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우리나라 선수단 기수를 맡은 김홍열은 8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대회식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장내에 들어섰다.
운동선수가 아니라 ‘춤꾼’으로 여겨지던 그가 우리나라를 대표해 기수로 나선 장면은 스포츠 영역에 막 모습을 드러낸 브레이킹 종목에 상징적이다. 2024년 파리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는 브레이킹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첫선을 보였다.
중학교 때 친구가 보여준 춤 동작을 따라 하다 브레이킹에 입문했다는 김홍열은 해외에서는 홍텐이라는 활동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6세인 2001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비보이로서 출발한 김홍열은 22년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종목 사상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6년 세계 강자들을 줄줄이 꺾고 한국 최초로 최고 권위 국제 대회인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정상에 선 김홍열은 7년 후 또 우승해 우리나라 브레이킹의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김홍열에게는 세계 각국의 신예·강호들과 맞붙는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도전이었으나,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는 한국 브레이킹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유일한 메달이다.
김홍열은 “올해도 2주 뒤에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 나간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이 나와서 ‘올림픽 전초전’이라고 보면 된다”며 “내 목표는 올림픽이다. 그 이후에는 휴식이 필요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달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시작해 8일까지 16일간 치러진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폐회식과 함께 막을 내렸다. 39개 종목에 1140명의 선수를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획득해 종합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폐회식은 항저우 조직위원회가 다음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조직위원회에 대회기를 이양, 3년 뒤 재회를 다짐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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