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시위 소리가 들려서 파업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진료 받는 데는 크게 불편함은 없었어요”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시작한 11일 오후, 서울대병원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병원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환자들의 눈길이 닿는 곳곳에 파업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고 수납 창구와 진료실도 환자 맞이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한 안내원은 “오늘 파업 첫날이기도 하고 직원들이 교대로 파업을 하고 있어서 환자들이 기다리거나 불편을 겪는 것은 없다”며 “평소와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김봉금(84)씨는 “이 병원에서만 수술을 여러 번 받았고 요즘도 주에 한 번 씩 병원에 오지만 이전에 비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환자들도 대부분 김씨와 같은 생각이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찾는다는 김금순(77)씨도 “파업이 길어져 다음에 왔을 때 불편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은 되는데 오늘은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 첫날에는 우려했던 의료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서울대병원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고된 민원 사항은 없다”면서 “중환자실 등에 필수 인력은 그대로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 됐을 때 진료나 수납에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 그 부분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30분께부터는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서울대병원 앞 마로니에공원에서부터 종로3가까지 이어지는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행진 대오에 참석한 홍유정 서울대병원 노조 조직국장은 “파업을 예고하면서 병원에 지속적으로 환자 조치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다”며 “필수 유지 업무 인원이 적은 부서 위주로 나왔기 때문에 진료 차질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3800명이 파업에 동참한 가운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제외하고 1000여 명의 근로자가 교대로 파업을 이어간다.
노조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과 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 금지를 요구하며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충원,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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