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중독된 아들을 경찰에 직접 신고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우리나라는 마약 치료 병원이 부족해 감옥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며 마약 치료 인프라 확충을 촉구했다.
남 전 지사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마약 전문 치료 병원은 한두 개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그냥 감옥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마약을 투약한 장남(32)을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아들은 지난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남 전 지사는 “(마약 신고 전) 아들이 두 번 자수를 했고 집행유예가 나와 병원에 들어갔는데 병원에서 수두 같은 게 돌아서 퇴원을 했다가 다시 손을 댔다”며 “당시 나는 성지순례에 가 있어서 둘째 아들이 신고를 했는데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귀국해서 가 봤더니 또 마약을 했다. 아들이 ‘아빠가 신고해 달라’고 해서 내가 직접 신고를 하게 됐다”며 “큰아들과 저희 가족 모두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신고를 하자고 동의했다. 아들도 징역 살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이에 변호사도 선임 안 했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또 “처벌은 받아야 되지만 남경필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한 1000배쯤 욕을 먹고 있다”면서 “그거를 보면서 저는 또 얼마나 가슴 아픈지”라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또 “아들이 ‘아빠 저 때문에 (선거) 떨어진 거 아니에요? 저 때문에 정치 안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아들이 그런 얘기할 때 참 가슴이 아프더라”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2019년 정계 은퇴 후 스타트업 ‘빅케어’ 대표로 지내고 있다.
남 전 지사는 “정부가 마약 전담 기구 설치에도 빨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몇 가정 외에는 집안 안에 누군가는 마약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내 주변에 알코올 중독자, 게임 중독자 있듯이 마약 중독자 누군가는 있다”며 “정치하시는 분들께 간곡하게 부탁하는 건 총선, 정쟁과 상관없이 마약청을 빨리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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